‘마라톤 왕국’ 케냐, 3가지 비결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16일(한국시간) 열린 2018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01분39초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한 뒤 기록판 앞에서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6일(한국시간) 독일에서 열린 2018 베를린 마라톤 대회.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4)가 2시간01분39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케냐의 아모스 키프루토(2시간06분23초)와 윌슨 킵상(2시간06분48초)이 2,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종전 세계신기록 보유자 데니스 키메토(2시간2분57초) 역시 케냐 선수다. 케냐 마라톤은 왜 이렇게 강한 것일까.

첫손에 꼽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다. 대다수 케냐 선수들은 해발 2000m 안팎의 고지대에서 나고 자랐다. 고지대로 갈수록 체내 산소 섭취량이 감소하고, 평지에 비해 빨리 지쳐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고지대에 적응한 케냐 선수들은 평지에서 펼쳐지는 마라톤에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각국 마라토너들은 심폐 기능 향상을 위해 별도의 고지대 훈련을 한다. 김영근 한국수자원공사 육상팀 감독은 17일 “국내 선수들도 미국, 멕시코, 스위스, 중국 등의 고지대에서 훈련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케냐 선수들은 평소 훈련이 고지대 훈련과 다를바 없다는 장점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자국 내 치열한 경쟁 구도가 그려진 것도 성장 원동력 중 하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남자 마라톤 공인 기록을 살펴보면 100위권 내에 킵초게를 포함한 58명의 케냐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케냐에서 육상은 국제적 위상을 드높여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다. 이에 마라토너로 성공하겠다는 선수들의 목표와 의지도 강하다.

선수 육성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케냐는 1980년대 유럽 출신의 지도자를 통해 선진 기술을 전수받았고, 외국 선수단과의 합동훈련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했다. 자질 있는 유망주가 계속 나오면서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유망주들은 어느 종목에 더 적합한지 판단해 주종목을 결정한다. 중장거리 선수였던 킵초게는 2012년 마라톤으로 전업,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