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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추석 연휴 생활 수칙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명절 연휴는 과로와 과음·과식,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지고 병도 나기 쉬운 때다. 오죽하면 심근경색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빗대어 ‘명절 심장병’이란 말까지 생겼을까.

추석은 특히 먹을거리가 많아 어느 때보다 절제가 필요하다. 추석이 지나면 체중이 느는 경우가 흔하다. 추석 음식은 외식과 비교해 거의 대등한 열량을 갖고 있어서다. 한식의 경우 보통 한 끼 열량이 약 500㎉인데, 송편 5∼6개는 300㎉로, 밥 한 공기와 맞먹는다. 따라서 추석 연휴에는 아예 체중이 약간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좀 더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쉽게 식욕을 절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성들은 명절만 지나면 관절 고통을 호소한다. 심지어 명절 전부터 아플 것이라 예상해 미리 불안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다. 명절 통증을 줄이려면 장기간 서서 일할 때 발밑에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을 준비해 번갈아가며 발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와 무릎에 부담이 덜 가게 다른 사람과 같이 맞들도록 한다.

아울러 살코기 생선 버섯 달걀 콩 등과 같은 양질의 단백질을 매 끼 조금씩 섭취한다. 관절건강도 결국 혈액순환과 혈관건강이 결정한다. 명절 준비로 집안 일이 늘어 피곤할수록 자기 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면 다리에 고인 정맥혈이 풀리고 림프순환도 좋아진다.

명절증후군을 겪는 것은 여성뿐만이 아니다. 남성들도 겪는다. 명절 이후 무릎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장시간 운전 때문이다. 장거리 이동을 할 때는 무엇보다 근·골격계 질환과 사고 예방을 위해 주의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자.

우선 출발 전 차 의자 각도를 110도 정도로 조절하고 엉덩이와 등을 등받이에 바짝 붙여 앉으면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허리가 좋지 않거나 키가 작은 운전자는 쿠션을 허리 뒤에 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두 시간 간격으로 차를 세우고 잠시 쉬면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준다.

과거 명절이 맘껏 먹어 ‘보양’을 하는 기회였다면 요즘 명절은 되도록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숙제다. 명절상은 가볍게 차리되, 대신 덕담을 후하게 했으면 한다. 올 추석은 바쁘고 각박한 세상에 미소로 서로의 생각에 공감을 표시해주며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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