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짜 맞는 화웨이 ‘5G 굴기’



‘5G 굴기’를 표방해온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글로벌 5G 장비 시장에서 잇따라 퇴짜를 맞고 있다. 화웨이는 통신보안 논란과 4G(LTE)·5G 간 호환성 문제에 발목 잡히면서 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15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 통신부가 중국 화웨이·ZTE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파트너 기업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명단에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시스코, 인도 통신회사만 포함됐다. 이번 시범 테스트는 5G 상용화에 앞서 장비 업체들이 설치한 통신망의 성능 등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 테스트에서 빠지면 앞으로 현지 5G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도 불리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미국과 호주도 사실상 화웨이 배제를 공식화했다. 미국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기관에 중국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명령하는 ‘2019년 국방수권법’에 서명하고 자국 통신사들에 중국산 5G 장비를 가급적 도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호주도 지난달 성명을 내고 외국 정부의 지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공급 업체가 호주에서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했다.

잇따른 ‘화웨이 배제’에는 보안 논란과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화웨이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기업 임원 자리를 차지해 간접적으로 기업을 통제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14일 5G 장비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화웨이는 기술력과 가격 부문에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삼성전자 등 3개 업체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지만 기존 LTE 장비와의 호환성 부문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5G 장비업체 선정을 앞둔 KT와 LG유플러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미 화웨이 LTE 장비를 도입했기 때문에 5G와의 호환성 문제가 적고, 대외적으로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기정사실화해온 만큼 도입 가능성이 높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