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출판

[책속의 컷] 캐딜락이 TV로 돌진했다, 왜?



TV를 피라미드 형태로 쌓고 석유를 부은 뒤 불을 붙였다. 그리고 캐딜락 승용차가 이들 TV를 향해 돌진했고 강하게 충돌했다. 저 사진은 바로 이 충돌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벌인 퍼포먼스였으며 왜 저런 행동에 나섰던 것일까.

주인공은 미국의 예술가 집단 ‘앤트팜(Ant Farm)’이었다. 이들은 “미국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절망감을 해소”하고, 미국인들을 “텔레비전 중독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1975년에 저런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한다. 퍼포먼스 제목은 ‘미디어 번(Media Burn)’이었다.

그 옛날 모닥불이 그랬듯 현대인에게 TV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특징이 있는 독특한 제품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텔레비전은 우리가 사는 방으로 이미지를 실어 나르고 우리는 그 이미지에 실려 어디론가 가지만 텔레비전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상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세상 속에서 발달한 텔레비전은 모순되는 사물이다.”

‘텔레비전의 즐거움’에는 이처럼 TV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영국의 문화비평가로 TV의 역사를 비롯해 텔레비전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TV가 현대인에게 독특한 의미를 띤 물건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드는 신간이다.

박지훈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