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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모두를 사랑 속에 모으려… 교회는 난민과 통합 위해 노력해야”

알로이스 뢰저 프랑스 떼제공동체 원장수사가 14일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렵게 난민을 받아들인 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그리스도는 모든 인간을 위해 오셨기에 우리 모두를 사랑 속에 모으려 하십니다. 교회는 난민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개신교 최초의 수도원인 프랑스 떼제공동체 알로이스 뢰저(64) 원장수사는 14일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난민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떼제공동체는 난민을 받아들이며 성장했다. 1940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인 떼제에서 당시 개신교 수사였던 브라더 로제가 남성들과 함께 정착하며 공동체가 설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받아들인 데 이어 1950년 독재정권의 폭압을 피해 온 포르투갈과 스페인 난민도 수용했다. 1970년대에는 베트남의 ‘보트 피플’도 받아들였다. 르완다와 발칸반도 아프리카 등에서 온 난민들도 있었다. 떼제 마을은 100여명의 수사와 5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난민을 30여명이나 받아들였다.

뢰저 수사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게 두려움을 가져왔다. 한 예로 아프리카에서 온 부부는 파리에서 1년을 생활했지만 프랑스어를 몰랐다. 이들과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뢰저 수사는 “화해는 항상 일련의 위험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떼제 공동체는 그러나 모든 민족에 열려있는 하나님을 생각했다. 난민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았다. 뢰저 수사는 “난민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며 “그들이 난민이 된 이유와 이곳까지의 여정을 들어주며 우정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난민은 둘도 없는 친구가 돼 공동체 속에 녹아들었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뢰저 수사는 자신들의 사례를 들려줬다. 떼제공동체는 난민이 있는 곳으로 수사 2명을 먼저 보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뢰저 수사는 “모든 일은 만남과 식사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뢰저 수사는 “가정에서 교회까지 화해와 용서의 영성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그리스도와 함께하며 친밀함을 나눠야 한다고 했다. 그럴 때 우리는 반목에서 해방돼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스도는 십자가 위에서 두 팔을 벌리고 우리 모두를 사랑 속에 모으려 했습니다. 서로 친교할 때 우리 안에 신뢰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창의성이 샘솟을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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