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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맞은 아이 손잡고 ‘뮤캉스’ 떠나볼까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마련해 ‘뮤캉스(뮤지엄+바캉스)족’에게 손짓하고 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전에 나온 동물인간 장식, 헬로우뮤지움의 ‘헬로 초록씨’전에 나온 관객 체험형 작품, 국립부여박물관의 간판스타 ‘백제금동대향로’, 대원뮤지엄 ‘로메로 브리토 한국특별전’ 출품작인 ‘칠드런 오브 더 월드’. 각 박물관 및 미술관 제공


아스팔트도 녹일 기세의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더위를 피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것은 어떨까. 미술관·박물관은 작품이나 유물을 최적 상태에서 보존하기 위해 전시장의 온도(20±4℃)와 습도(40∼70%)를 적정하게 유지해 어느 곳보다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뮤캉스(뮤지엄+바캉스) 하기에 좋은 전시를 소개한다.

아이들이 빠져드는 테마로는 황금만한 게 없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콜롬비아 황금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를 기획전시실에서 갖고 있다. 엘도라도는 황금을 온몸에 바른 사람에 관한 콜롬비아 고대 전설에서 비롯됐다. 무이스카 족장이 호수에 황금과 에메랄드 등 보석을 던지며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이 전설이 퍼져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의 정복자들은 황금 도시를 찾아 모험을 떠나며 정복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마침내 1969년 수도 보고타 남쪽 파스카 마을의 한 호수에서 ‘황금 뗏목’이 발견되며 전설은 실체를 드러냈다. 이때부터 엘도라도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이 이뤄졌다. 그 성과물을 모은 황금박물관의 유물 중 322점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원주민들이 의식을 치를 때 사용했던 박쥐 재규어 나비 원숭이 등 동물 모양의 황금 장신구가 대거 나왔다. 그들은 왜 황금으로 식물이 아닌 동물 장신구를 만들었을까. 지금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졌던 원주민들의 삶과 의식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황금만능의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0월 28일까지.

충남 부여의 국립부여박물관에서는 백제 장식미의 대표 브랜드인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가 상설전시실의 새 단장을 한 독립공간(58㎡)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오로지 한 점만 전시된 공간이라 ‘감상 삼매경’에 빠져들기가 쉽다. 향로에 새겨진 산수와 동물 모양을 찬찬히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1400여년 전 백제로 훌쩍 시간여행할 수 있다. 전시에 앞서 ‘문화재 종합병원’인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의 최첨단 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건강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방학 기간 백제금동대향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녀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싶다면 서울 성동구 헬로우뮤지움의 ‘헬로 초록씨’ 전시를 권한다. 현대미술 작가 7개 팀이 참여해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회화, 설치, 사운드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식물과 함께 하는 놀이터’ ‘북극곰의 생명을 위협하는 쓰레기를 직접 건져 올리는 작업’ ‘사람들에게 생존공간을 빼앗겨 지상에서 사라진 도도새를 소환하는 작업’ 등 기발한 아이디어와 방법으로 제작된 19점이 나왔다.

행복감을 느끼는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로메로 브리토 한국특별전-컬러 오브 원더랜드’가 좋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테마파크 팝콘D스퀘어 대원뮤지엄에서 전시 중이다. 브라질 현대미술작가 로메로 브리토(55)는 일상에 지친 이들을 따뜻한 색채로 치유해 ‘행복 예술가’라는 평을 듣는다. 사랑 행복 희망의 3가지 섹션으로 나눠 100여점의 회화, 조각, 영상미디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검은 테두리에 알록달록 원색으로 하트 꽃 물고기 고양이 등을 단순화한 이미지가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11월 15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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