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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신과함께’ 날 꽤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줘” [인터뷰]

1, 2편 동시 제작된 영화 ‘신과함께’의 주연배우 주지훈. 향후 3, 4편이 기획된다면 출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대본이 나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배우들끼리도 기분 좋게 그런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차사 해원맥을 연기한 주지훈의 극 중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 매력. 배우 주지훈(36)에게 곧잘 붙는 수식어다. 그가 지닌 마스크는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순식간에 섬뜩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악당의 얼굴로 돌변한다. 장르와 역할을 가리지 않는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다.

오는 8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 또한 주지훈이 선보이는 ‘두 얼굴’이다. 그가 연기한 저승차사 해원맥은 1편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다소 수다스럽고 촐싹대는 이미지였는데, 이번 2편에서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고려시대 무사였던 1000년 전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감정의 파고가 깊어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1, 2편의 간극을 뛰어넘어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1000년을 넘나드는 감정선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면서 “감독님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디테일한 리허설을 통해 서로 맞춰 나갔다”고 설명했다.

귀인 자홍(차태현)의 지옥 재판과 수홍(김동욱)의 억울한 죽음에 초점이 맞춰졌던 1편에서 해원맥은 배경 설정을 설명하는 역할에 그쳤다. 주지훈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땐 기능적으로 설명하는 대사가 많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장르에 필요한 부분까지 해내는 것이 좋은 연기’라는 감독님 말씀에 안도감을 얻었다”고 했다.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의 얽히고설킨 과거 인연의 고리가 밝혀지는 2부에서 해원맥은 극의 중심에 놓인다. 1인 2역에 가까운 캐릭터인데, 각각의 표현이 유려하다. “현재와 과거 촬영이 구분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때는 진짜 1인 2역을 해본 적도 있는 걸요. 하루에 열두 번씩 분장 바꿔가면서(웃음).”

‘신과함께’는 그에게 단순한 작품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외부적으로 많은 관객들께 사랑을 받았다면, 내부적으로는 배우로서 갖고 있던 선입견을 없애준 작품이에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줬죠. 어떤 것에도 한계를 두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신과함께’가 저를 되게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주지훈은 공교롭게도 일주일 새 두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오는 8월 8일 개봉하는 ‘공작’(감독 윤종빈)에선 또 새로운 얼굴이다. 실화 바탕의 남북 첩보극을 다룬 영화에서 그는 베이징 주재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을 맡았다. 남한 스파이 흑금성(황정민)과 북한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사이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됐다. 다행히 ‘신과함께’ 팀과 ‘공작’ 팀이 굉장히 친해서 서로 파이팅 해주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장르가 비슷하면 경쟁이 될 테지만 둘의 색깔이 전혀 다르다. ‘신과함께’를 즐겁게 보시고, ‘공작’을 통해선 분단 현실을 진중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흥행 예상치를 묻는 질문엔 “나는 ‘신과함께’ 말고 성공한 영화가 하나도 없는 배우라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거대 배급사들도 ‘흥행은 알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잖아요. 관객의 취향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요. 기대치가 높은 만큼 부담이 큰 건 사실이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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