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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힘든 육아 독서로 돌파, 안 믿어지죠”

신간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의 저자 김슬기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책에 친숙하지 않은 엄마들도 독서모임을 통해 육아 고충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거의 모든 엄마가 육아를 힘겨워한다. 이렇게 힘든 육아를 독서로 ‘돌파’한 이가 있다. 김슬기(33)씨는 신간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웨일북)에서 언제 어떻게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는지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김씨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나 책을 읽게 된 이유를 물었다.

“내향적이고 예민한 성격이라 친구들과의 관계나 평범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 편이었어요. 그때마다 책에 의지하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은 기억이 있어요. 힘들 때 책이 큰 힘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애 키우면서 힘들 때도 책 읽을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출산과 육아로 경력은 단절되고 몸도 뚱뚱해지면서 자존감이 바닥이던 때였다. 딸이 세 살 되던 2014년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 붙은 독서모임 공고를 보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심리학 관련 책을 읽으며 마음을 돌보는 모임이었다. 아이는 오전에 어린이집에 맡겼다. 재미를 붙인 김씨는 이듬해 한 달에 두 권을 읽는 모임 ‘책 읽는 엄마’를 직접 꾸렸다. 다음 해엔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나누는 동네 독서모임 ‘오전 열시’를 만들었다. 그는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seulki66)에 독서 후기를 올렸고, 입소문이 나면서 180만명이 넘는 엄마들이 그의 글을 읽었다.

책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 김씨는 “책은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고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게 해줘요”라고 했다. 그는 “힘든 나를 도닥이며 끌어안고 싶다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끝없이 솟구치는 불안을 잠재우고 싶다면, 단 10분이라도 책을 펼쳐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엄마들을 위한 독서모임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저는 ‘독서토론’이란 말보다 ‘책 수다’란 표현을 많이 사용해요.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고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가볍고 신나게 수다를 떨 수 있어요”라고 했다.

책 속에는 못난 엄마라는 죄책감이 들 때, 내가 하는 일이 하찮게 느껴질 때, 이렇게 육아해도 되는지 걱정될 때 등 10가지 상황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들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동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한 달에 한 번 그림책 읽는 모임도 꾸리고 있다. 행복하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답했다.

“네, 아주 행복해요. 어젠 그림책 모임을 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이 줄줄 나는 날이었지만 모두 반짝반짝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혼자 읽을 땐 느낄 수 없는 재미와 감동에 푹 빠질 수 있었어요. 오늘 또 도서관에서 엄마들과 책모임이 있어서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행복합니다.” 사실 이 말보다 환한 얼굴이 그의 행복을 더 많이 보여주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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