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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나흘째 운항 지연… 아시아나 대체 왜 이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총체적 난국에 허덕이고 있다. 이달 초 기내식 대란에 이어 최근 잇단 운항 지연까지 발생하면서 항공사로서 기본이 안 됐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여기에 박삼구 회장의 갑질과 불법 행위 논란이 더해지면서 회사의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9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출발 예정이던 시카고행 OZ236편이 정비 문제 때문에 12시간 출발이 지연됐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 등에 따르면 로마행 OZ561편 4시간30분, 마닐라행 OZ701편 4시간 등 연결 지연 역시 속출했다. 16일 LA행 OZ202편 6시간6분 등 4편 지연을 시작으로 장거리 여객기 고장에 따른 정비 및 운항 지연 대란은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 측은 “기체 결함과 이로 인한 출발 지연은 상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빠른 정상화를 낙관했으나 갑작스러운 연쇄 고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태의 원인이 정비인력 부족 등 근본적 경영 부실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이 2015년 37명이던 해외 상주 정비사 수를 10여명 줄이면서 신속한 정비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력기(여분의 비행기)를 충분히 갖추지 못해 돌발 사태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관측도 있다. 76개 노선에 84대의 항공기가 취항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124개 노선·159대 취항)과 비교해도 여력기 투입이 빠듯하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 측은 “국토부에서 권고하는 항공기 1대당 정비인력 12명보다 많은 17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처럼 연쇄적 고장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칸타TNS코리아가 공개한 국내외 주요 기업 대상 평판 조사 결과에서 아시아나항공은 34점으로 국내 기업 평균 47점에 미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마이너스 2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갑질 근절과 총수 퇴진을 요구하는 합동집회를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 인수·매각설까지 흘러나와 어수선한 분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 들어 금호사옥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차입금 규모는 여전히 4조원대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부실 등이 항공과 운항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관련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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