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출전 불가 한국 삼보 구제 받을까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측에서 18일 아시아삼보연맹 측에 보낸 메일. 올림픽위원회(NOC)가 공식적으로 지연된 엔트리를 보낼 경우 내용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삼보연맹 제공
 
지난 4월 대한삼보연맹이 서울 은평구 중앙체육관에서 진행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삼보국가대표 선발전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대한삼보연맹 제공


연맹 “대회 전까지 문제 해결…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대한체육회가 명단 제출하면 검토하겠다는 답변 보내”
문체부에 도움 요청하기도


러시아 격투기 삼보는 지난해 9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신규 종목으로 채택됐다. 삼보는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는 90㎏ 미만급과 52㎏ 미만급, 여자의 경우 68㎏ 미만급과 48㎏ 미만급의 경기가 열린다. 메치기와 굳히기로 승부를 겨뤄 유도와 비슷한 규정이 많아 신규 종목이라도 한국선수들이 적응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대한삼보연맹은 지난 4월 아시안게임 삼보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며 참가자를 가려내기도 했다.

그런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한국 삼보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에서 선발한 선수만 참가할 수 있는데 삼보연맹이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보연맹은 원래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였지만 대한체육회가 생활체육회와 통합되는 과정에서 가입기준이 강화되면서 유보단체로 격하됐다. 삼보연맹은 현재 ‘아시안게임 종목은 1개 이상 시도지회 가입’이라는 체육회 회원단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치른 뒤인 지난 5월에야 뒤늦게 출전 불가사실을 확인한 삼보연맹은 망연자실했다. 문종금 삼보연맹 회장은 “삼보가 이번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선정돼 자세한 규정을 잘 알지 못했다”며 “이후 대책을 강구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 지역과 가입을 조율 중이다. 대회 전까지 반드시 마무리하겠다”며 “자비로라도 보낼 테니 선수들은 구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선수들 역시 억장이 무너진 심정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국내 90㎏ 미만급 1위를 차지한 조형수(27)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땀 흘려가며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준비했는데 출전을 못한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조형수는 2018 몽골 아시아삼보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실력자로 메달이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원칙적인 불가 입장을 나타냈다. 체육회 관계자는 “엔트리 접수가 지난달 마감돼 우리나라 삼보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불가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된 종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준회원단체 가입 승인을 추진했고 주짓수와 e스포츠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즉 다른 종목과 달리 삼보연맹의 준회원단체 가입 노력이 부족해 엔트리 접수를 못한 것이지 체육회의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만 문 회장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문 회장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18일 ‘올림픽위원회(NOC)가 공식적으로 엔트리를 제출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아시아삼보연맹에 보냈다”고 전했다. 한국의 NOC는 대한체육회다. 문 회장은 또 18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영우 문체부 체육국장을 만나 사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상수 삼보 대표팀 감독은 “막판에라도 선수들에게 희소식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