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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난파선 오르자마자 ‘골프접대’ 터져 곤혹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운데)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기 위해 일어나자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안내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환호 속에 연단에 오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자유한국당을 ‘동지’라 불렀다. 그는 자신과 한국당이 한 배를 타게 됐음을 선언하는 것으로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수락연설을 시작했다. 옛 ‘노무현의 책사’가 이제 난파 위기에 몰린 제1 보수야당의 새 선장이 됐음을 공식화하는 장면이었다.

한국당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 교수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전국위원 631명 중 363명이 참석해 만장일치 박수로 추인안을 의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소명을 받는다”며 “국민이 한국당을, 한국 정치를 바꾸라고 명하고 있다. 명을 받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한국 정치를 반(反)역사적인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망, 대신에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는 꿈을 갖고 있다”며 “이 작은 소망을 이루려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라고 하지 말아 달라. 차라리 계파논쟁과 싸우다 죽으라고 해 달라”며 “그렇게 싸우다 죽어 거름이 되면 그것이 오히려 제게 큰 영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른 대표 권한을 갖고 당의 쇄신 작업을 이끌게 된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야를 아주 많이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의 혁신과 쇄신의 대수술이 시작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한국당은 다음 주까지 비대위원 선정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34일 만에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당내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된 모양새지만 비대위원장의 실질적 권한, 활동 기간 등을 두고 내홍이 재연될 수 있다. 당장 비대위원 인선을 놓고도 계파 간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당 정체성이나 이념적 좌표 재정립, 인적 쇄신 등의 과정에서 분란이 생겼을 때 당내 기반이나 정당정치 경험이 없는 김 비대위원장이 돌파할 동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비대위원장이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날 새로 확인됐다. 한국당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접한 뒤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8월 함승희 당시 강원랜드 대표이사의 초청으로 118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강원랜드 내부에서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시 국민대 교수 신분으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반면 함 전 대표이사는 당시 골프 접대 비용이 100만원 미만이고 직무와 관련이 없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심우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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