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서두르지 않겠다”… 트럼프, 장기전 공식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위에 장기전을 공식화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결과 이행을 위해 얼마나 빨리 움직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수십년간 계속돼 온 것으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며 “그러는 동안 막후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북한과 잘하고 있으며 아직 시간이 있다. 수년간 계속된 일인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일련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후속협상에 대해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그(김정은)는 억류됐던 미국인에 관해 매우 빨리 움직였다. 내가 (회담장에) 가기도 전에 그들을 돌려받았다.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정말 선의의 상징으로 그 자신을 위해서도 아주 똑똑한 움직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 유해 송환 문제와 관련해선 “그들(북한)이 송환하는 과정 중에 있지만 빨리 진행되는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일부로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가 해결을 위해 움직였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반목 대신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여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핵무기 감축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일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다자간 안전보장 협의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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