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탁구로 하나 된 남북…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1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 스페인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남한의 유은총(왼쪽)과 북한의 최일이 부둥켜안고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의 최일이 공격을 성공시키자 남한의 유은총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열한 랠리 끝에 득점을 따내자 둘은 똑같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복식조를 이룬 남북 선수들의 등 뒤로 ‘코리아 이겨라’라는 관중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1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개막한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는 남한과 북한 선수들의 화합과 경쟁이 어우러졌다. 녹색 테이블 위의 ‘작은 통일’은 귀중한 승리로 이어졌다. 남북이 단일팀을 이룬 최일(북한)-유은총 조는 스페인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장우진-차효심(북한) 조는 몽골에 기권승을 거뒀다. 두 혼합복식조는 16강이 겨루는 본선에 나란히 진출했다.

최일-유은총 조는 스페인에 세트스코어 1-2로 뒤졌지만 마지막 2세트를 내리 따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최종 5세트에서도 7-9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듀스 접전 끝에 이겼다. 최일의 드라이브 공격으로 승리가 결정된 순간 둘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한반도기를 펼쳐든 한밭체육관의 관중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에 앞서 펼쳐진 남북의 맞대결은 모두 북한의 승리로 끝났다. 첫 맞대결인 남자단식에서 남한의 박강현은 북한의 함유성에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하지만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를 앞세운 함유성이 세 세트를 내리 잡아내며 4대 2로 역전승했다. 박강현은 “북측 선수와 경기를 치러 기뻤다. 둘 다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여자단식에서는 북한의 김송이가 남한의 최해은을 꺾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송이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세트스코어 4대 1 승리를 따냈다. 최해은은 경기 뒤 “재미도 있었고, 영화 ‘코리아’를 생각하면 슬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밭체육관은 관중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회원들과 시민 200여명으로 구성된 통일응원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송이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양손을 흔들어 응원단에 답례했다.

대전=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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