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우라늄 늘린다는데…”…김영철 “그런 일 없다” 시치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7일 방북 당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문제를 직접 추궁했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복수의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생산도 늘리고 핵시설과 핵탄두도 은폐하고 있다”면서 “함흥 미사일 공장이 확장공사 중이라는 정보도 있는데, 이는 미·북 관계에 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우리는 (핵시설과 핵탄두를) 은폐하거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함흥 미사일 공장의 공사에 대해선 “확장이 아닌 장마에 대비한 공사”라고 반박했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평양 외곽 천리마구역의 강선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회담에서 미국의 인내에 한계가 있다며 북한에 비핵화를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일정은 제출하지 않고 종전선언을 조기 발표해줄 것을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하면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당시 회담 직후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며 반발한 바 있다.

요미우리는 플루토늄과 함께 핵폭탄의 원료인 고농축우라늄 시설에 대해서는 북한이 2010년 보고한 영변 핵시설 이외엔 밝히지 않아 앞으로 핵시설 신고 및 검증 단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당시 그동안 파악한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을 추궁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역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2002년 10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평양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고농축우라늄의 존재 여부를 추궁하자 “우라늄보다 더한 것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해 2차 북핵 위기를 촉발시킨 바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