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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만나는 트럼프… ‘시리아 미군 철수’ 카드 던질까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16일(현지시간) 첫 양자 정상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오후 1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 의제는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으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담에선 우선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분쟁, 군축협정, 북한 비핵화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러 양국이 개입돼 있고, 7년째 지속 중인 시리아 내전은 핵심 의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부분적 또는 완전 철수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시리아 공습 명령을 내리긴 했지만 “돈이 많이 드는 내전에서 빠지고 싶다”며 미군 철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연합군과 함께 반군을 지원해 온 미국은 현재 지상군 220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2015년부터 적극 개입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도와 전세를 뒤집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에 대해 회의적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중동 내 최우방인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경계하는 이란의 시리아 내 세력 확장을 억제하는 걸 돕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란의 세력을 억제할 실질적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사우디, 이스라엘 등은 미군 철수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 문제도 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림반도 병합 묵인 및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까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가 상실한 주요 8개국(G8) 지위를 회복시킬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푸틴은 적이 아닌 경쟁자”라며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이행과 효력 연장 등 군축협정 역시 주요 의제 중 하나다. 북핵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에 대한 러시아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정가에서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 공화당 하원의원 일부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감독하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을 지휘하는 책임자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뮬러 특검은 14일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해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하는 등 지금까지 30명 넘게 기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게이트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앞으로 뮬러 특검의 수사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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