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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이 ‘골 맛’… One Team의 힘

벨기에의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왼쪽)가 14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잉글랜드와의 3·4위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신화뉴시스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가 마지막까지 역동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로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무리했다. ‘황금세대’로 불리지만 특정 선수에 의지하지 않는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많은 16골을 득점했다.

벨기에는 14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3·4위전에서 잉글랜드를 2대 0으로 꺾었다. 지난 1986 멕시코월드컵의 4위 이후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는 황금세대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성적과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빠른 공수전환에 기반한 역습은 날카로웠고 선수들은 고르게 활약하며 골을 넣었다. 일례로 잉글랜드전에서 벨기에의 점유율은 43%로 낮았지만 특유의 템포로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34분 벨기에 진영에서 시작해 일곱 번의 패스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을 때린 것은 역습의 교과서라 불릴 만하다. 프랑스에 아깝게 패하며 결승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선사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맨팀’이 아닌 ‘원팀’이라는 점도 벨기에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벨기에는 몇몇 스타 선수들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헌신적으로 뛰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를 통해 “벨기에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팀을 위해서는 후보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득점 루트도 다양해 23명 선수 중 10명이 득점했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선수 절반이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공격수인 로멜루 루카쿠(4골)와 에당 아자르(3골)는 물론이고 수비수를 포함한 8명이 한 골씩을 득점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정신력도 돋보였다. 벨기에는 16강 일본전에서 후반에만 먼저 2골을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연이은 골로 만회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끝내 역전골을 터뜨렸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벨기에 감독은 “승리를 향한 위대한 정신력을 보여줬다”며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이 경기를 러시아월드컵 최고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이후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월드컵 주축 선수들은 90년대 초중반 출생으로 이제 전성기에 진입했다. 유로 2020을 비롯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세트피스를 제외하고는 위협적인 장면도 거의 만들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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