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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테아 도른의 ‘편견 없는 애국자를 위한 지침서’





다른 유럽인에 비해 독일인들은 단일국가 국민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이 약하다. 독일 내 연구뿐 아니라 국제 연구에서도 국민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독일이 항상 최하위다. 이는 단일국가로서의 짧은 역사에 기인하지만 무엇보다 국가주의, 정확히는 나치즘에 대한 강한 경계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일은 교육 시스템에서도 나치의 만행을 철저히 파헤치며 히틀러와 나치의 과오를 반성한다. 그리고 그 과거사 반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에도 발간된 ‘검은 여름’의 저자 테아 도른의 ‘편견 없는 애국자를 위한 지침서’는 “우리는 조국을 사랑해도 되는가?”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당위적인 이 물음에 독일인들은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이런 질문에는 “왜 안 돼?”라고 되묻는 것이 당연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이 대답이 혹시나 강한 극우주의 성향으로 들리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시기야말로 건강한 애국주의를 가져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수년 전부터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의 수가 급증하자 민족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고, 급기야 극우 정당이 나치 패망 이후 처음으로 12.6%의 높은 지지율로 연방의회에까지 입성했다. 독일 사회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조국과 뿌리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이 인종 차별주의나 국가주의를 키우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건강한 민주사회의 중요한 요소로서 애국주의를 지지하고, 이럴 때일수록 배타적 민족주의를 극복하는 건전한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 (베를린자유대학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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