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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잊혀진 왕국 ‘가야’ 대규모 특별展”

오는 1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그는 지난달 2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해외 나갈 때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부터 먼저 들러보시라”고 부탁했다. 그는 “관점이 있어야 루브르, 대영박물관 등 외국 박물관도 더 잘 보인다”며 “우리 박물관부터 사랑하기 운동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배기동(66)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재인정부 국정 과제인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에 가야전을 개최한다는 계획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오는 17일 취임 1주년에 즈음해 최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배 관장은 “조명을 덜 받은 역사가 있다면 한국사 전체적으로는 고려, 삼국시대에서는 가야가 그랬다”며 “금년 말에는 고려전을 통해 고려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바꾸고, 내년에는 가야전을 열어 가야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전북에서 만나는 가야 이야기’를 지난 4월부터 개최하고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차원에서 가야 관련 전시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남원 함안 김해 등) 남부 지역 곳곳에서 발굴되는 가야 유적 13만점을 목록화하고 있다. 보존 관리 상태를 확인해 내년 후반기 가야 전시를 열 예정”이라며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전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사박물관이나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특별전을 열기에는 전시공간이 크지 않아 다른 박물관과 나눠 분산 개최하고, 서울에서는 중앙박물관에서 통합해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가야 문화가 일본 서부의 고대 문화와 공통점이 있는 만큼 일본과 국제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구상도 내놨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출신인 배 관장의 입에서는 가야사 예찬론이 줄줄 나왔다. 가야는 고대의 첨단 산업인 철로 유명해 고대 철갑주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말에도 철제 갑옷을 입혔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야는 일찍이 바다를 통해 교역을 하며 국제화됐고, 인도 출신 수로왕비 전설은 고대 주민 형성과정에서의 국제화를 보여주는 ‘화석적인 스토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를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주목했다면 배 관장은 다국적 사회가 돼가는 한국의 현대사회에 적합한 모델로 새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배 관장은 문 대통령과 경남고 25회 동기동창이다. 그래서 가야전 계획은 일종의 ‘부창부수’로 들린다.

그는 연말로 예정된 ‘대고려전’에 대통령이 참석해 취지를 빛내달라고 피력했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준비했던 이 전시는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덕분에 아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청자, 그림, 기술(활자) 등 모든 분야에서 절정을 이룬 시기가 고려”라며 “고려가 중국 문화의 아류가 아니라 중국을 뛰어넘었음을 금속활자, 고려자기 등 북한 유물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박물관이 추진할 남북 문화교류사업으로는 북한 박물관의 문화재 보존 처리 지원, 한반도문화재대관(大觀) 공동 발간 사업, 특별전 교류 등을 꼽았다.

배 관장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인 경기도 연천 전곡리 발굴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발굴을 계기로 2011년 개관한 전곡선사박물관 초대 관장까지 맡았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유적지 현장에 소재한 장점을 살려 체험형 전시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었다. 이를 시작으로 박물관 설립의 산파를 자처하며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을 가장 많이 기획한 사람으로 꼽힌다. 국제무대에서도 입지를 넓혀 국제박물관협회 한국위원장과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문화재보호기구인 국제푸른방패에서 아시아 유일의 집행위원(이사)으로 선출됐다. 그는 “한국에 관련 국제기구로 문화유산 보존 전문가를 양성하는 훈련센터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과 아프리카 분쟁국에 평화적인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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