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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뒤엔 ‘스파이더맨 4’가 있었다



훌륭한 골키퍼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승패를 뒤집는다.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에 오른 각 팀의 ‘수호신’들도 슈퍼세이브를 연달아 선보이면서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서고 있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만 하면 패배하던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저주’를 16강전에서 깨뜨린 조던 픽포드는 8강 스웨덴전에서도 수차례 선방하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했다. 픽포드는 스웨덴의 결정적인 슈팅과 헤더를 3번이나 막아냈다. 특히 후반 16분 빅토르 클라에손이 골대 앞에서 논스톱으로 찬 슈팅을 쳐낸 장면에서는 동물적인 반사 신경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에 2대 0으로 승리하며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4강에 올랐고, 픽포드는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1994년생인 픽포드는 지난해 11월 독일과의 친선경기에서 대표팀에 데뷔한 신예로 러시아월드컵 이전까지 A매치 경험이 3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자신을 선발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스웨덴전에 앞서 16강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도 승부차기 때 한 차례 상대 킥을 결정적으로 막았다.

크로아티아의 다니엘 수바시치는 이번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만 4번이나 막으며 ‘페널티킥 막는 귀신’이 됐다. 수바시치는 덴마크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키커 세 명의 슈팅을 막아내며 크로아티아의 8강행을 확정지었다. 즐라트코 다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수바시치는 영웅이다. 승부차기에서 세 차례나 막아내는 것은 매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라며 극찬했다. 러시아와의 승부차기에서도 끝까지 공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페드로 스몰로프의 슈팅을 왼손으로 쳐냈다.

수바시치는 러시아와의 8강전 후반 종료 직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교체카드가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통증을 이겨냈다. 아픈 몸을 끌고 연장전뿐 아니라 승부차기까지 소화해내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황금세대 벨기에의 ‘황금장갑’은 티보 쿠르투아다. 쿠르투아는 8강전에서 브라질의 대공세를 막아내며 9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골대 구석을 향해 감아 찬 네이마르의 슈팅을 손끝으로 아슬아슬하게 쳐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쿠르투아에 양 팀 선수 중 최고 점수인 평점 8.4점을 매겼다. 패장인 브라질의 치치 감독도 “쿠르투아는 훌륭했다. 그가 차이를 만들었다”며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프랑스의 주장 위고 요리스는 우루과이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골문 구석으로 향한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의 헤더를 반사적으로 막아내며 슈퍼세이브를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골라인으로 들어가던 공을 빼냈다”고 설명했다. 요리스의 활약으로 프랑스는 우루과이를 2대 0으로 이겼다. 페루와 치른 조별리그 2차전이 A매치 100번째 경기였던 요리스는 프랑스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골키퍼가 됐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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