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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우루과이 남미 축구의 변신 “질식수비, 숨 막히지?”

브라질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티아고 실바(가운데)와 주앙 미란다(왼쪽)가 2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상대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질주를 막고 있다(위쪽 사진). 아래쪽은 우루과이의 센터백 듀오 호세 히메네스(오른쪽)와 디에고 고딘(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열린 16강전에서 포르투갈 선수의 헤딩슛을 막기 위해 점프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화려한 공격력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남미의 축구 강호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철벽수비까지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8강에 오른 양 팀은 각각 여태까지 단 1실점만 내주며 32개 참가국 중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꾸준히 수비 조직력에 공을 들였고 수비수들이 타고난 볼 센스와 노련미까지 갖추면서 상대팀의 공세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브라질은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에 아데노르 레오나르도 바치(치치) 감독의 유럽식 전술이 더해지며 세계 최고의 수비진영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치치 감독은 공격에서는 네이마르와 가브리엘 제주스 등 젊은 스트라이커들의 창의성과 개인기를 살려주면서 수비의 경우 경험 많은 포백자원의 조직력을 갈고닦았다. 치치호의 수비수들은 자리를 잘 잡고 상대가 공격할 길목을 미리 차단하고 있다. 34세 동갑 센터백 티아고 실바와 주앙 미란다의 노련함은 군계일학이라는 평이다.

지난 2일(한국시간) 치른 멕시코와의 16강전은 브라질의 수비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왼쪽 풀백 마르셀루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후보인 필리페 루이스가 나왔지만 전체 수비라인이 집중력을 발휘해 멕시코의 빠른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멕시코의 전반 유효슈팅은 0개였다. 미드필더는 물론 네이마르 같은 공격수들도 전방부터 상대를 압박하며 수비를 도왔다. 개인기에 의존한다는 과거 브라질 수비수의 통념을 치치호가 깨뜨리고 있다.

수치로 보면 브라질의 공수 밸런스는 완벽에 가깝다. 치치 부임 후 브라질은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12경기 동안 10승2무, 30득점에 고작 실점은 3점뿐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는 골득실이 -3점이었으나, 러시아에서는 현재까지 득점이 6점 더 많다. 유일한 1실점인 조별리그 스위스전 골도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수비수 실수로 실점한 상황이 없다시피한 것이다. 김태륭 SPOTV 해설위원은 3일 “브라질의 물샐틈없는 수비는 월드컵 지역예선부터 쌓아온 조직력의 힘”이라며 “치치 감독이 남미와 유럽축구의 장점을 조합하는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우루과이의 짠물수비는 중앙 수비수인 디에고 고딘과 호세 히메네스의 역할이 크다. 고딘·히메네스 콤비는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2위 아틀레티코는 이들의 힘으로 38경기에서 단 2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이들 콤비는 월드컵에서도 조국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조별리그에선 무실점으로 3전 전승했다. 김 해설위원은 “우루과이가 마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다. 포백 라인이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라질과 우루과이의 수비는 8강전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상대인 벨기에와 프랑스의 화력이 만만찮아서다. 현재 벨기에는 본선 4경기 동안 12골이나 넣었으며 프랑스도 16강 아르헨티나전에서만 4골을 몰아치는 등 공격력이 절정에 달해 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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