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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돕기 위해 전 세계 구세군 자원 동원할 준비가 됐습니다”

안드레 콕스 국제구세군 대장(왼쪽)이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옆은 아내인 실비아 콕스 구세군 세계여성사역 총재. 송지수 인턴기자


“북한을 돕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구세군의 자원을 동원할 준비가 됐습니다.”

안드레 콕스(64) 국제구세군 대장이 대북 지원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기자회견은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 110주년을 맞아 국제구세군 최고 지도자인 콕스 대장이 지난 22일 방한해 마련됐다.

콕스 대장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자주 방문한 지북파(知北派)다. 스위스인 어머니를 둔 그는 국제구세군이 한국구세군과 함께 2000년대 초반 북한에 요구르트 공장 기계를 설치할 때 북한을 두 번 방문했다. 그는 “북한 어린이들의 심각한 영양 상태가 잊히지 않는다”며 “북한이 개방된다면 미취학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영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콕스 대장은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키진 않겠지만 언젠가는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 생애 동서독을 가로지르는 철의 장막이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무너졌다”며 “그런 의미에서 휴전선도 언젠가 반드시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도우며 이념이나 철학을 앞세워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콕스 대장은 “북한 사람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며 행동을 통해 예수님 사랑을 증거해야 한다”며 “차별과 조건 없는 사역을 하기 때문에 정치와 별개인 구세군과 한국교회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난민 문제에 대해선 개별 국가를 넘어선 세계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콕스 대장은 “유럽에선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난민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사회 속에 스며들어 인신매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의료와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의 문제를 교회가 정치권과 협력해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콕스 대장은 한국교회 지도자 20여명을 콘래드호텔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그 자리에서 “구세군이 시작된 영국에서조차 항공사 직원이 넥타이에 십자가를 자유롭게 달지 못하고 있다”며 “구세군은 모든 이가 종교생활을 평화롭게 누려야 한다고 여기기에 교회의 일치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세군의 정의에 대해서도 재확인했다. 콕스 대장은 “구세군은 다른 자선단체와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다”며 “오로지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구세군을 교회 또는 비정부기구, 사회사업기관 등 다양하게 정의한다”며 “구세군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도하는 국제적 교단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세군 창립자인 윌리엄 부스는 가난하고 힘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회복지사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954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스위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콕스 대장은 79년 구세군 사관으로 임관했다. 핀란드, 에스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구세군사령관으로 사역하다 2013년 국제구세군 제20대 대장으로 선출됐다. 성경 읽기를 통해 건강한 청지기적 사명을 감당하자고 강조하며 신앙의 실천을 통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권면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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