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모공 에센스] 비싼 몸 ‘시슬리’ 제품, 자극적 성분 포함 5위 굴욕









날씨가 더워지면 여성들의 피부 고민도 깊어진다. 특히 귤껍질처럼 커져 보이는 모공은 공포에 가깝다. 근육이 없는 모공은 한 번 커지면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미리 관리해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무더위가 시작된 요즘 모공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모공 에센스’들이 베스트셀러로 뜨고 있다. 매끈한 피부 미인이 되기 위해선 여름철 꼭 필요한 모공 에센스,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비교·평가해 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모공 에센스를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1∼11일 기준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키엘 ‘프리 시전 리프팅 앤 포어 타이트닝 컨센트레이트’(50㎖·9만3000원), 올리브영의 라로슈포제 ‘에빠끌라 듀오 [+]’(40㎖·2만5000원)를 평가하기로 했다. 11번가의 1위 제품은 올리브영과 같았다. 그래서 2위 제품인 아이소이 ‘포어 타이트닝 컨트롤 세럼’(50㎖·4만1600원)을 추가했다. 이어 베스트셀러 중 최고가인 시슬리의 ‘글로벌 퍼펙트 포어 미니마이저’(30㎖·22만원)와 최저가인 보타닉힐보 ‘더마 샷 비타민 포어 세럼’(40㎖·2만4000원)을 평가하기로 했다. 가격은 지난 11일 추천 유통경로별 판매가 기준이다.

피부결 정돈력, 탄력강화력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모공 에센스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변윤선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개 브랜드의 모공 에센스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4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발림성, 흡수력, 모공 축소 효과를 가져오는 피부결 정돈력(이하 정돈력)과 탄력강화력, 메이크업과의 어울림 5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고가 글로벌 브랜드, 나쁜 성분 ‘망신’

이번 모공 에센스 평가에선 성분과 가격이 중요 변수로 작용했다. 1차 종합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모공 에센스가 최종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그 주인공은 시슬리의 ‘글로벌 퍼펙트 포어 미니마이저’(7333원·이하 ㎖당 가격)다. 최종평점 5점 만점(이하 동일)에 1.3점으로 최하위였다. 시슬리의 모공 에센스는 발림성(1.5점)은 가장 떨어졌으나 흡수력(3.7점), 정돈력(4.5점), 탄력강화력(4.5점)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메이크업과의 어울림(3.3점)도 두 번째로 좋은 점수였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에서는 3.9점으로 1위였다. 그러나 성분평가(2.0점)에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식물성 원료 사용을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식물성분과 식물성 오일이 많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성분들이 식물성 원료들의 장점을 가렸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피이지 성분이 성분표 앞쪽에 있어 함유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과 리날룰, 리모넨, 제라니올 같은 향료도 자극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최고가로 최저가의 12배가 넘는 시슬리 모공 에센스는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변윤선 원장은 “바르고 나서 보송한 느낌이고, 금세 흡수돼 산뜻하지만 색이 첨가돼 메이크업의 발색을 방해한다”면서 “성분도 좋지 않은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에서 가장 인기 높은 키엘의 ‘프리 시전 리프팅 앤 포어 타이트닝 컨센트레이트’(1860원)는 ‘모공 탄력 에센스’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성적으로 4위를 했다. 최종평점은 1.8점. 발림성(4.2점)은 가장 좋았으나 흡수력(2.8점)은 떨어지는 편이었다. 정돈력(1.8점), 탄력강화력(2.0점), 메이크업과의 어울림(2.5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1차 종합평가(2.3점)에서 최하위를 했다. 성분평가(1.0점)에서는 평가자 전원이 최하점을 주었다. 알러지 유발물질인 피이지 성분이 앞쪽에 두 개나 있고,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도 앞쪽에 있어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의심받았다. 또 리날룰, 시트랄, 리모넨 등 자극적인 향료 성분도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최고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 덕분에 꼴찌를 가까스로 면했다. 김정숙 교수는 “바른 다음 부분적으로 먼지가 묻은 느낌, 또는 가려움 등 미세 자극이 느껴져 자꾸 만지게 되고 무엇보다 성분이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최고의 모공 에센스로는 라로슈포제의 ‘에빠끌라 듀오 [+]’(625원)가 뽑혔다. 최종평점은 4.2점. 온천수를 주원료로 쓰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약국 화장품인 라로슈포제의 모공 에센스는 수준급 이상의 기능과 비교적 안전한 성분, 합리적인 가격을 인정받았다. 발림성(2.8점)과 흡수력(2.5점)은 다소 처지는 편이었다. 그러나 정돈력(3.2점)과 탄력강화력(3.0점)은 평균 이상이었고, 메이크업과는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꼽혔다(3.7점). 1차 종합평가(3.4점)에서는 2위에 머물렀다. 향료 외에 특별히 문제성분이 없었던 이 제품은 성분평가(3.5점)에서도 2위였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으로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고진영 원장은 “바른 직후엔 쪼이는 느낌이 있으나 조금 지나면 촉촉함이 돌아 편안해진다”면서 “메이크업 밀착감이 뛰어나고 가성비도 좋은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2위는 보타닉힐보의 ‘더마 샷 비타민 포어 세럼’(600원). 최종평점은 4.0점. 발림성(2.5점)은 처지는 편이었으나 흡수력(3.7점)은 가장 뛰어났다. 정돈력(3.0점)과 탄력강화력(3.2점), 메이크업과의 어울림(3.0점)도 평균 이상이었다. 1차 종합평가(3.0점)에서는 3위를 했다. 성분평가(3.5점)에서는 2위로 올라섰다. 향료 외에 문제 성분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격도 이번 평가 대상 중 가장 저렴했던 보타닉힐보 모공 에센스는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변윤선 원장은 “흐르는 물 같은 제형의 에센스라 바르기가 쉽지 않지만 흡수력과 밀착력이 좋고, 바르면 피부결이 보드라워졌다”면서 “메이크업을 할 때 들뜨지 않고 가성비와 성분도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주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레티닐팔미테이트 성분이 자외선에 취약하므로 아침에 바를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바르라는 당부가 있었다.

3위는 아이소이의 ‘포어 타이트닝 컨트롤 세럼’(832원). 최종평점은 3.7점. 발림성(4.0점)은 가장 좋았으나 흡수력(2.3점)과 정돈력(2.5점)은 미흡한 편이었다. 탄력강화력(2.3점)도 처지는 편이었고, 메이크업과의 어울림(2.5점)도 가장 떨어졌다. 1차 종합평가(2.4점)에서는 4위를 했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평가자 전원에게 최고점을 받아 5.0점, 만점을 기록했다. 평가자들은 문제될 성분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었던 아이소이 모공 세럼은 최종평가에서 3위로 올라섰다. 최윤정씨는 “밤껍질의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꾸준히 사용하면 매끈한 모공을 기대할 수 있겠다”면서 “사용감이 산뜻하고 매끄러워서 여름용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메이크업할 때 다소 밀리는 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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