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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시베리아 횡단철도 내가 자란 부산까지 다다르길…”







러시아 국빈방문  사상 첫 의회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의회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이후 남·북·러 3각 경제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동북아의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첫 일정으로 의회 연설을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고, 러시아 의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설에는 하원의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하원(State Duma) 연설에서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꿔 왔다”면서 “한·러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 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경제적 지향점이 같다고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2024 러시아연방 국가발전목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잘사는 경제를 목표로 한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사람중심 경제’도 목표가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이라며 “지난해 내가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했던 신북방정책은 신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들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러 협력을 위해 “한국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가스·철도·전력 등 9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의료 기술을 도입한 첨단 병원을 러시아에 짓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이후 모스크바 알렉산드로프 정원에 위치한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2차대전 당시 희생된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문 대통령은 추모를 마치고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만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저녁에는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를 열고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한 재외국민 등 200여명을 초청해 격려했다. 만찬에는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최재형, 이위종 선생의 후손들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22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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