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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보약?… 봄의 보약은 메밀·조, 쌀은 가을 치유음식



‘밥이 보약이다’는 말은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이다. 사계절이 있고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는 한국에서만큼은 계절마다 보약 역할을 하는 곡물이 따로 있다. 봄의 경우에는 메밀과 조가 대표 주자로 꼽힌다. 추위가 누그러지면서 찾아오는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햅쌀이 나오는 가을이 제격이다. 계절에 맞는 곡물과 제철 재료를 사용한 음식은 ‘치유 음식’으로도 불린다.

치유 음식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1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각종 저서에 음식의 효능이 기록돼 왔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의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도 음식의 치유 효과를 강조한다. 동의보감은 “병은 음식물로 치료하며, 식이요법으로 병이 낫지 않을 때에 약을 사용하도록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계절이 있다는 특성은 때에 맞는 치유 음식이 필요하다는 지식을 낳았다. 농진청이 지난달 발간한 책 ‘쌀가루 및 잡곡 활용 치유 음식’은 이러한 지식과 35개 대표 음식의 조리법을 집대성했다.

책에 따르면 봄에는 메밀과 조가 적격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며 발생하는 환절기 병을 막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서다. 메밀은 협심증이나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루틴’ 성분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조는 환절기에 생길 수 있는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곡물에 제철 농산물을 곁들이면 치유 음식이 완성된다. 메밀 깨 국수나 취나물 조밥 등은 봄철 대표 치유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무더위로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에는 열을 내리는 효능이 우수한 음식이 보약이다. 때문에 몸을 식히는 성분을 지닌 녹두와 율무가 들어간 녹두 전복죽 등의 음식이 치유 음식으로 꼽힌다. 가을에는 변비와 같은 장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에 도움이 되는 쌀과 기장이 치유 음식의 기본 재료로 알맞다. 겨울은 면역력이 약화되는 계절이다.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팥이나 수수가 들어간 음식이 몸에 좋다. 농진청 관계자는 “치유 음식을 활용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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