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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죄다 중국산 김치… “종주국 지키자” 팔 걷은 정부





국산 비해 가격경쟁력 월등… 외식·급식업체 수입산 90%
정부, 김치 진흥계획 발표… 시장 규모 3500억대 육성 소고기처럼 맛 등급제 추진


국산 김치를 밑반찬으로 주는 식당을 찾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다. 식당 메뉴판의 원산지를 보면 김치 옆에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표기돼 있다. 외식·급식업체에서 제공하는 김치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9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뒤늦게 정부는 김치 진흥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27만5631t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2016년(25만3432t)과 비교해 8.8% 늘어난 규모다. 김치 수입량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외식업계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김치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16년 김치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김치 소비량 가운데 수입산 비중은 약 35%다. 전체 비중을 놓고 보면 큰 숫자가 아닐 수 있다. 다만 외식·급식업체로 범위를 좁히면 사정이 달라진다. 외식·급식업체에서 소비하는 김치의 89.9%는 중국산으로 추산됐다. 외식·급식업체가 김치를 구매하는 기준은 가격이다. 가격경쟁력에서 국산이 수입산에 밀릴 수밖에 없다.

‘수입 김치’의 공격이 거세지자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다급해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김치산업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국산 김치의 점유율을 2016년 대비 5% 이상 높이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농식품부는 6개 추진전략을 세웠다. 우선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절임배추 산업을 중점 육성할 방침이다. 현재 1800억원 규모인 절임배추 시장을 2022년까지 2500억원으로 키울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김치 생산비용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김치 소스 등 김치응용상품시장도 3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1800억원)과 비교해 시장 규모를 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김치 맛과 품질을 표준화하고 등급을 매기는 방안도 추진전략에 포함됐다. 김치의 맛에 따라 소고기처럼 등급을 부여해 국산 김치의 경쟁력을 숫자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수입산 김치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원산지 표기 단속도 강화한다.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등 국산 김치의 수출도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는 했지만 이미 가격차가 월등히 벌어져 있는 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와 한국산 김치는 배 이상 가격차가 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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