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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 무드 맞춰 ‘평화 교육’ 집중… 통일 세대 이끄는 지도자 키우겠다”

연규홍 한신대 총장이 4일 경기도 오산 한신대 총장실에서 ‘평화 교육’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산=신현가 인턴기자


신학대의 위기다. 기독교 신자 감소와 한국교회의 신뢰 하락 등으로 신입생이 줄고 있다. 신학생 감소는 곧 우수한 목회자가 줄어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영적 지도자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 기독교가 흔들린다. 주요 교단마다 소속 신학교의 활로를 모색하는 이유다.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교단으로 꼽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산하 신학교인 한신대학교 연규홍 총장을 4일 경기도 오산 한신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연 총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한신대를 통일시대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한신은 ‘통일한신’을 향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지금 기독교인들이 평화를 이루는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평화교육’을 모토로 삼고 학교의 모든 교육 방향과 내용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 총장은 평화교육의 일환으로 다음 달 초 한신대 학생 20여명과 함께 중국 북간도 지역을 방문한다. 북간도는 일제 강점기 크리스천 민족교육자 김약연 선생과 문익환 목사, 윤동주 시인 등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지역이다. 그는 “이번 기행은 문 목사 탄생 10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위대한 인물이 배출됐다는 데 만족하지 않고 통일 세대를 이끌어가는 위대한 지도자들을 새롭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신대는 한국의 대표적 신학대이기도 하지만 종합대학이기도 하다. 연 총장은 “목회자가 아닌 세상의 젊은이들에게 예수를 심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종합대학이 된 이유”라며 “한신대생 모두에게 예수를 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믿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감소세로 접어든 신학생 문제에 대한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침체하고 있다지만 너무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신학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라면 정말 큰 사명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비 목회자들을 위한 장학 혜택도 준비 중이다. 한신대는 2019년부터 특정 내신등급 기준을 충족한 신학생을 대상으로 전액장학금을 지급한다. 연 총장은 “무조건 지급하는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의 학점 수준을 유지할 때 다음 학기 장학금도 수여된다”고 설명했다.

신학대 수장의 눈에 요즘 신학생들은 어떻게 비칠까. 연 총장은 “현대사회 청년들이 그렇듯 신학생들도 각양각색이라 특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상은 사람들을 ‘좌파’ ‘우파’ 등으로 나누지만 신학생과 기독교인은 위쪽(하늘의 하나님)을 향하는 ‘위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 총장은 인터뷰 말미에 한신대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한신의 교육이념에는 진리와 자유, 사랑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담겼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자유 없는 사랑은 율법이며 자유 없는 진리는 진리가 아닙니다. 세상에 속해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예수대학’의 가치를 갖고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오산=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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