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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주년 CCC' 박성민 대표 “학원선교 넘어 사회속 민족복음화 강조할 것”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박성민 목사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부암동 CCC민족복음화전략센터에서 창립 60주년을 맞은 CCC의 사역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박 목사 뒤로는 설립자 고 김준곤 목사의 사진과 고인이 강조했던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합시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선교단체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에 해당하는 나이다. 기존 사역 방식에 안주하면서 쇠퇴기를 맞을 수도 있지만 CCC는 ‘오늘의 학원 복음화는 내일의 세계 복음화’라는 표어를 중심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CCC의 장기로 여겨졌던 학생 사역과 해외 선교뿐만 아니라 직장과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사회 선교의 강조다. 지난 60년간 선교 사역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독점하지 않고 지역 교회와 공유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눈에 띈다. 조직 운영을 위한 리더십 교육방식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CCC 설립자인 고 김준곤 목사가 1인 중심의 카리스마적 지도력을 발휘했다면 최근에는 학생 주도 사역을 표방하며 모든 구성원이 주체가 되는 ‘팀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CCC 창립 60주년, 제주선교 110주년을 맞아 제주선교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성민 목사를 지난 20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부암동 CCC민족복음화전략센터에서 만났다.

-올해 CCC의 최대 사업은 무엇인가.

“오는 6월 26일∼7월 12일 새별오름을 비롯한 제주도 전역에서 엑스플로(EXPLO) 2018 제주선교대회가 열린다. 제주선교 110주년을 맞은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제주도교단협)와 CCC가 함께 선교대회를 열고 복음 전도, 지역 봉사에 나선다. 대학생 1만여명과 해외 30개국 대학생 1000여명, 제주 430개 교회 목회자와 성도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역사적인 집회가 될 것이다. 대회 이후 7월 3일까지는 CCC 대학생들이 제주 지역교회와 마을, 학교 등지로 흩어져 마을청소, 여름성경학교, 의료봉사, 외국어캠프, 청소년 멘토링 등에 나선다. 이어 12일까지는 지역교회와 함께 방문전도, 어린이·청소년집회 자원봉사, 음악교실 태권도 공연 등으로 복음 전도에 나선다.”

-10년 전 CCC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린 ‘러브 제주 콘퍼런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이번 선교대회는 당시와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 당시 집회는 CCC가 먼저 요청해 제주도 일부 교회가 참여한 형태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선교대회는 제주도 전역의 목회자들이 4년 전부터 제주 선교를 위해 기도로 뜻을 모은 다음 CCC에 협력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교회에 국한하지 않고 교단을 초월해 제주도 모든 교회가 제주 교회의 부흥을 위해 동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CCC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전도와 양육에 관련된 사역 노하우를 제주 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CCC 사역에 최근 나타난 변화가 있다면.

“대표적인 게 ‘P2C(Power To Change)’ 사역의 강조다. CCC는 학원·민족·세계 복음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그동안 대학생 사역과 세계 선교는 줄곧 강조했으나 사회 속에서 민족을 복음화한다는 측면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P2C는 ‘예수 그리스도가 변화의 원동력’이라는 뜻으로 직장과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이 어떻게 빛과 소금으로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사회선교 차원에 관심을 적극적으로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CCC가 학생 사역을 통해 사회로 배출한 기독교인이 35만명 정도 된다. 이들의 숫자에 비해 실제로 기독교인으로서 미치고 있는 영향력은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도하고 육성한 다음 파송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의구심이다. CCC를 거친 기독교인이 사회에 연착륙하지 못하고 경착륙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고 직장과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P2C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3년 전부터 시작한 ‘피아’(FWIA·Faith and Work Institute Asia)를 들 수 있다. 이 사역은 주일뿐 아니라 평일에 일터에서 기독교인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방향으로 가르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참여자들이 함께 직장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지 토론하고 적용하도록 한다. TLGS (Transforming Leadership and Governance Seminar) 사역도 있다. 이것은 교회가 내부 교인만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에 초점을 두도록 하는 사역이다. 경남 진주와 통영, 제주도 목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가정 사역, 성교육 사역, 게인(GAiN)코리아를 통한 국내외 구제사역 등이 있다.”

-CCC는 이 시대 교회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신앙과 삶의 괴리다. 한국교회가 압축성장을 하면서 배운 내용을 충분히 소화를 못한 것 같다. 빠른 성장을 추구하면서 구호 중심, 일방향 가르침 위주로 치우쳤다. 결국 성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부족해진 것이다. 주일성수를 강조하면서 정작 평일에 어떻게 신자로 살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예수 그리스도는 주일과 평일 모두의 주인이라는 의식 회복이 절실하다.”

-CCC는 신앙과 삶의 괴리를 어떻게 풀고 있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간사가 학생을 이끄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주도 사역을 추구한다.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한다. 이제 간사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기독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신앙인으로 서지 못하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를 위해 팀 리더십을 강조한다. 구성원 모두가 주체적인 신앙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과거 비전2020 사역을 야심 차게 표명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비전2020 사역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2020년까지 2000명의 간사를 세워 국내외로 1000명씩 보내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 세계 600개 대학 캠퍼스에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다. 현재 간사는 1700명 정도 세워졌고 해외 캠퍼스 200개에 선교사를 보냈다. 목표치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사람이 부족하고 재정 지원도 열악한 형편이다. 젊은 사역자들이 헌신할 수 있도록 교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전2020 이후 준비하고 있는 사역은.

“다음세대 리더를 세우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2020년 10월 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를 초청해 청년집회를 열고자 한다. 2024년에는 엑스플로74 50주년 기념대회를 열려고 한다. 1974년 엑스플로 대회에서 30만명이 민족복음화 요원 훈련을 받고 한국교회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다. 이제 청년들을 통해 그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앞선 세대들이 가진 것을 전수해야 한다고 본다.”

-전도 거부의 시대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CCC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나.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전도 자체를 포기할 순 없다. CCC는 관계 전도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사진이 들어 있는 ‘솔라리움’ 카드나 뒤집으면 재밌는 질문이 나오는 ‘브릿지’ 카드가 대표적이다. 솔라리움은 ‘요즘 당신의 삶을 잘 나타내는 사진을 3장 고르세요’ 같은 질문을, 브릿지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같은 질문을 통해 대화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3분 정도의 영상을 보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게이트웨이’ 애플리케이션도 이 같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도 학원·세계·민족복음화라는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방법론은 변화해야 한다. 본질은 지키되 적용방법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박성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약력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공학 석·박사 △시카고 트리니티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철학 박사 △동아시아신학대학원 학장 역임 △CCC기획조정실장, 서울지구 대표, 한국CCC 총무 역임 △학원복음화협의회 공동대표 역임 △한국CCC 현 대표


글·사진=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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