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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 이 배우의 성실과 소신 #중국활동 #기부봉사 [인터뷰]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유정 선배로 돌아온 배우 박해진. 그는 “실제로도 다소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먼저 살갑게 다가가는 성격이 못 되긴 한다. 그러나 내 여자친구에겐 한없이 달콤한 남자친구”라며 웃었다.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제공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한 장면.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제공




10년 가까이 꾸준한 봉사·기부
성실한 연기로 한류스타 등극
차기작은 드라마 '사자' 확정


박해진(35)의 행보를 가만히 따라가 보면 그만의 소신이 엿보인다. 배우로서도, 그리고 사람으로서도. 신인의 마음으로 중국 연예계에 진출해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올린 끝에 ‘한류스타’에 등극했고, 10년 가까이 꾸준한 기부와 봉사를 해온 끝에 자연스럽게 ‘기부천사’ 타이틀을 달았다.

지난주 개봉한 ‘치즈인더트랩’ 또한 그의 의지에 힘입어 세상에 나온 영화다. 웹툰을 원작으로 2016년 방영된 동명의 tvN 드라마에서 주인공 유정 역을 소화한 박해진이 영화화에 앞장섰다. 드라마가 남긴 아쉬움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가 제작을 맡고, 그가 다시 유정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숙제 같은 느낌이었다”며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간 ‘소문난 칠공주’(KBS2·2006) ‘내 딸 서영이’(KBS2·2012∼2013) ‘별에서 온 그대’(SBS·2013·이하 ‘별그대’) 등 안방극장에서 주로 활약해 온 박해진의 첫 상업영화 출연작이다. 그는 “필모그래피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영화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박해진이 중국 활동을 시작한 건 2011년. ‘별그대’로 한류 신드롬을 일으키기 훨씬 전이었다. 중국어 한마디 모르는 채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져가며 적응해나갔다. 지금은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

“처음에 스태프분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어차피 더빙이니까 대사는 아무렇게나 쳐도 된다’고. 하지만 그런 식으론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대본을 달달 외웠죠. 대사 NG는 중국 배우보다 제가 덜 냈답니다(웃음).”

연기 외에 그가 열정을 쏟는 또 한 가지는 ‘남을 돕는 일’이다. 9년째 꾸준히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해 왔다. 매년 겨울이면 주변인이나 동료 배우들과 함께 연탄봉사를 나가고 있기도 하다.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부터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계속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저도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친척의 도움을 받았거든요. 누군가를 도와줄 형편이 된 지금, 저 스스로 기특하기도 합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박해진은 “점점 철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땐 막연히 ‘몇 살에 무슨 일을 하고 몇 살에 결혼을 하겠지’라는 식의 계획이 있었는데 실행된 게 하나도 없어요. 이제는 그저, 그동안 못 해본 일들을 하나씩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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