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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여중·고 이번에 알았다는데… 학생들 “수년전부터 성폭력 말했다”

교사와 교목 등 교직원 11명이 제자들을 성희롱·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경기도 H여중·고는 21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교사들은 학부모총회에 총출동해 이번 사태를 설명했다. 학부모 140여명이 참석해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총회에서 교사들은 상황을 설명하고 이번 사건으로 담임이 물러난 학급에서는 새 담임교사를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학교에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인권옹호관을 보내 학교의 조치를 점검했다. 인권옹호관은 학교와 학생의 상황을 청취하고 수습 방안도 논의했다.

학생들은 수년전부터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지만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H여중·고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과거 이 학교 교사 중 한 명이 학생들의 엉덩이를 손으로 친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하도 말이 많이 나와서 같은 재단의 남자 고등학교로 쫓겨났다”고 덧붙였다. H여중 관계자는 “몇 년 전 한 교사가 H고로 이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추행 문제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네티즌은 “소문이 자자했는데 이제껏 아무 말 없었던 게 신기할 뿐”이라고 했다. 이 학교 졸업생 A양(16)도 “학교와 교사들이 이 문제를 몰랐을 리 없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교사를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도 매년 실시해 왔고 이번 사태 전까지 신고가 접수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H여고 3학년이라고 밝힌 학생들은 트위터에 ‘H여중고 교사고발’ 계정을 만들고 구체적인 내용이 접수된 제보 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성희롱·성추행만 아니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성혐오적인 문제와 여성비하 발언도 제보 받는다”며 “시위도 벌이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립학교라서 교사가 자주 바뀌지 않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이 같은 사건의 원인”이라며 몇 명의 교사를 언급하고 “학교 내 상황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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