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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선전·성도들은 헌신… 선교 올림픽 꽃피워

강릉 지역 교회 성도들이 지난 10일 올림픽파크 인근에서 관람객에게 응원 도구와 안내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강릉시기독교연합회 제공
 
윤덕신 진천선수촌교회 지도목사가 강릉 선수촌 종교센터에서 서이라 선수에게 기도해주는 모습. 강릉시기독교연합회 제공
 
강릉의 교회 성도들이 소망장로교회 앞에서 관람객에게 간식과 핫팩을 전달하며 봉사하는 모습. 강릉시기독교연합회 제공


2018 동계 패럴림픽이 10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18일 폐막했다. 동계올림픽 기간을 포함 27일 동안 한국교회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감동을 전했다. 특히 주요 경기가 진행된 평창과 강릉 지역 교회 성도들의 섬김이 빛났다. 한국교회의 응원을 받은 기독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감동은 배가 됐다. ‘30년 만의 올림픽 개최’를 기회 삼아 스포츠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한 것도 중요한 소득이다.

강원도기독교총연합회(강기총·회장 서석근 목사)와 강릉시기독교연합회(강기연·회장 이철 목사)를 중심으로 한 섬김과 봉사는 대회기간 내내 쉼이 없었다. 지역 성도들은 평창과 강릉 시내, 경기장 인근에서 올림픽 관련 정보 안내, 응원도구와 음료 나눔, 민속무용·찬양 플래시몹을 비롯한 문화공연 진행 등 현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과 선수단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전했다.

참가 규모가 작은 선수단을 위해 해당 국가의 국기를 들고 응원에 나서는 모습은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 올림픽 정신과 함께 낮은 자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게 했다. 동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관심 속에 패럴림픽이 진행될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킨 것에도 교회의 역할이 컸다. 강기연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비인기종목 입장권을 미리 구입해 지역 성도들과 단체 응원에 나서는 등 관심과 열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강기연 회장 이철 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기총과 강기연이 공동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선교활동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도들의 지역에 대한 사랑과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도들의 자발적 섬김이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 이상의 전도효과를 냈을 것”이라며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소규모 참가국 선수단을 교회로 초청해 격려하고 함께 축제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평창·강릉 선수촌 내 종교센터에서 기도로 대회를 준비한 기독 선수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4대째 기독교 신앙 가문에서 성장해 ‘기도하는 선수’로 알려진 이승훈(30·대한항공)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금메달)와 남자 팀추월(은메달)에서 역주를 펼치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와 1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임효준(22·한국체대) 서이라(26·화성시청) 선수의 신앙심은 특별한 세리머니로 표현되기도 했다. 임 선수는 플라워 세리머니 때 하늘을 향해 검지를 들어 보이는 동작으로, 서 선수는 가운데 세 손가락은 접고 나머지 두 손가락을 벌린 손동작으로 자신만의 신앙고백을 담아냈다. 종교적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으로 인해 기독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모습은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림픽 선교사역을 정리하는 백서가 발간되고 스포츠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선교위원회(상임위원장 박순영 목사)는 지난 15일 올림픽기간 중 선교사역 현장 사진과 보고서를 담은 백서를 발간하고 스포츠 외교선교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선교위원회 우순태 목사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국제심판 600여명 중 250여명이 기독교인이며 그 중 목회자는 40∼50명”이라며 “지금까지의 스포츠 선교는 외국인 선수 및 지도자와의 접촉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국제심판, 해외 방송사, 통역요원을 대상으로 한 선교전략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발족된 국제동계스포츠인선교회가 향후 스포츠 외교 및 선교전략을 구체화해나가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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