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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편안한 서비스 책임진 ‘숨은 4인방’

이번 평창패럴림픽에서 선수뿐 아니라 장애인 관중들에게 최대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는 접근성증진팀의 헌신이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는 찬사가 적지 않다. 왼쪽부터 평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접근성증진팀의 김준호 매니저, 박재진 팀장, 이혜림 매니저, 신태연 매니저가 건물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혜림 매니저 제공
 
평창패럴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완만한 경사의 80m 길이의 나무데크. 평창패럴림픽 조직위 제공


환승주차장서 차 갈아타지 않고 경기장까지 올 수 있게 하는 등
문제점 실시간으로 점검·개선… 장애 유형별로 차별 없게 대응


평창패럴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완만한 경사의 80m 길이의 나무데크는 휠체어 장애인 선수들로부터 “정말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 관계자들도 자꾸 이 길을 걷는다.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평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시각은 다르다. 조직위 접근성증진팀의 이혜림 매니저는 16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 없이 모두가 편안해지는 것이 접근성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대회 시설과 서비스를 점검하고 실시간으로 개선해온 접근성증진팀은 이번 패럴림픽의 숨은 주인공이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선수들이 평창과 강릉의 낮은 경사로, 충분한 저상버스 등에 만족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접근성증진팀은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온 장애인 관중들을 만족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 개선 사례는 장애인 차량의 경기장 접근 권한을 강화한 부분이다. 등록차량이 아니면 경기장 가까이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접근성증진팀은 장애인 단체 차량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몇 명이 언제 관람할 것인지 정확히 사전통보를 하는 가욋일을 책임지면서 접근성증진팀은 장애인 단체 차량을 배려할 수 있었다.

단 4명으로 이뤄진 팀이지만 접근성증진팀의 팀원들은 번갈아 경기장 등 각종 현장으로 나갔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열린 패럴림픽이기 때문에 대학생 자원봉사자도 적은 실정이었다. 이들은 장애인 단체 차량을 확인해 비표를 배부하고, 장애인들이 환승주차장에서 차량을 갈아타지 않게 배려했다. 장애인들이 감사를 표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평창패럴림픽 현장을 다녀간 장애인 관중은 2만20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접근성증진팀은 19차례에 걸쳐 지역 공무원, 민간 사업자 5000명에게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을 교육했다. 시설 이외에 마음의 접근을 강화한 것이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배려가 아니라 차원 높은 세심함을 가르쳤다. 무심코 장애인의 보호자와 대화를 시도하지 말고, 장애인 본인에게 의사를 물으라 했다.

청각장애인도 들을 수 있으니 필담을 시도하기보다는 입모양을 크게 해서 말을 건네라 했다. 휠체어를 밀 때에도 도움을 원하는지 우선 묻는 것이 순서였다. 이 매니저는 “휠체어는 그들의 몸과 같은데, 함부로 몸에 손을 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평창패럴림픽은 장애유형별로 차별 없는 서비스를 기획한 대회였다. 개·폐회식에서는 청각장애인 수어통역이 제공된다. 시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해서는 오디오 중계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경기 특성상 장내 아나운서가 중간중간 안내를 하기 어려운 휠체어컬링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기장과 선수촌에 배부된 점자지도는 4000부에 이른다.

이 매니저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다음 대회가 있다면 좀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평창=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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