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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발랄 러블리? 실제론 그 정도 아녜요” [인터뷰]



‘사랑스럽다.’ 배우 박보영(27)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러블리함의 대명사로 통하면서 ‘뽀블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의 경쾌 발랄한 이미지는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JTBC)이 성공을 거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다.

박보영이 타이틀롤로 나선 ‘힘쎈여자 도봉순’은 JTBC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10회·9.67%·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 15일 막을 내렸다. 기존 로맨스물 여주인공의 전형을 탈피한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이 주효했다. 선천적으로 괴력을 타고난 주인공 도봉순(박보영)의 씩씩한 세상살이가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줬다.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최근의 사회 분위기상 가볍게 볼 만한 드라마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전작 ‘오 나의 귀신님’(tvN·2015)에 이은 연이은 성공에도 들떠하지 않았다. ‘흥행 퀸’ 등 수식어에 대해선 도리어 “반갑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자꾸 그러시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요. 어떤 작품을 해도 성적 얘기하실 거 아니에요. 그런 건 너무 부담돼요. 그래서 더 지워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시청률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와서 좋다. 끝’ 그러고 말기로 했어요. 칭찬은 감사하지만, 저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거든요.”

박보영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편이다. 만장일치 호평이 쏟아진 이번 작품에서마저 그랬다. 본인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남몰래 자책하고 연습에 매달린 적이 많다. 그러면서도 후배 박형식·지수 앞에서는 여유 있는 척을 했다. 본인의 부담감을 내색하지 않고 기꺼이 조언자가 돼줬다. 선배로서 짊어져야 하는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자연스레 체득해가고 있는 것이었다.

고등학생이던 2006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EBS)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경력 12년차 배우가 됐다. 영화 ‘과속스캔들’(2008)로 일찍이 주목을 받은 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했다. 다만 드라마 속 한정적인 캐릭터에 대해선 항상 고민이 많았다. ‘늑대소년’(2012) ‘피끓는 청춘’(2014) ‘돌연변이’(2015) 등 영화에서 도전적인 행보를 보여 온 이유다.

“제 작품선택 기준 1순위는 대본, 2순위는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인가’예요. 특히 영화는 대중이 원하는 것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온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욕심을 덜 부려야 하나 싶기도 해요. 제 만족은 있지만 봐주시는 분들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아직은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싶진 않은데…. 모르겠어요. 마음이 만날 왔다갔다 해요. 굉장히 혼란스러운데, 그게 지금의 제 상태예요.”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대해서도 본인은 짐짓 의아해했다. 박보영은 “저는 대체로 어두운 면이 있는 캐릭터들을 해왔는데 왜 많은 분들이 저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봐주시는지에 대한 의문이 항상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성격은 그렇게까진 아니거든요(웃음). 일할 때의 내 모습이 (실제의 나와) 따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세차게 흔들리면서, 알맹이는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어딜 가든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근데 요즘은 너무 힘드니까 그냥 ‘아이, 모르겠다. 나도 사람인데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지!’ 그렇게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러면 제가 못 살겠더라고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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