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참호 속에서 묻다… 신은 존재하는가
6·25전쟁 중에도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군인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제공   전남 목포고등학교 전경(위)과 학교 내에 있는 역사관 내부.   전남 목포시 유달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와 항구.   김은국의 빛바랜 목포중학교 학적부(왼쪽 사진), 박준상 시인이 용당동 세한루 앞에서 김은국 작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김은국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고한 이들이 수없이 죽었다. 그 전선의 참호와 벙커 속에서 '우리에게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란 질문을 하며 괴로워했...
입력:2017-09-02 00:10: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저들의 고통이 내 몸 안에 있다
  공장식 돼지 축산의 현장. 최근 논란이 된 살충제 계란 파동은 공장식 먹거리 생산 방식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인간 이외의 존재를 함부로 폭력적으로 다루는 육식문화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냉담한 세계를 만들고 있음을 역설한다. 아래 사진은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돼지 닭 소 가면을 쓰고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의 생매장 중단을 요구하는 장면. 국민일보DB   영화 ‘채식주의자’(2010) 포스터. 화제성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한강 너무도 당연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사실 하나가 ...
입력:2017-08-30 05:05:05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진리는 삼천포에 있다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식. 선수 명단에는 국가대표 출신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실업팀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도 거의 없었다. 15승 65패, 승률 1할 8푼 8리의 전설적인 꼴찌팀이었다.   삼미 슈퍼스타즈 로고. 삼미는 '슈퍼스타 없는 슈퍼스타즈'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1997년 12월 3일 구제금융 합의안에 서명하는 당시 임창렬 경제부총리(가운데)와 미셀 캉드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 IMF 외환위기는 '나'가 프로의 세계를 벗어나 자기만의 야구를 즐기는 계기가 된다. 필자 제공   박민규 2...
입력:2017-08-22 22:15:01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내 주님이라면 예수님밖에 더 있나요"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 123길 '함석헌기념관' 입구에서 바라본 청명한 하늘. 기념관은 전시실 게스트하우스 도서열람실 갤러리 등으로 꾸며져 있다. 왼쪽 사진은 전시실 내부.   서울 자택 기념관   다탁 위에 함석헌 선생이 읽던 성경책과 노트, 안경 등이 놓여 있다(위 사진). '참사랑은 사랑 아니함이다' 육필 원고(아래 사진).   함석헌 선생이 직접 가꿨던 백동백나무, 선인장 등이 남아 있는 온실 내부.   함석헌 “만릿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고/맘 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
입력:2017-08-19 00:05:02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2000년대식 정신승리법
  지금 한국사회는 ‘1인용 삶’의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규모가 작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편의점은 개인주의적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 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월세만으로 도심지에서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주거공간이다. 김애란은 이들 공간을 배경으로 2000년대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려냈다. 한 편의점 내부 모습(위 사진). 아래 사진은 고시원이 밀집해 있는 서울 관악구 대학동 일대.국민일보DB   김애란 김애란은 2000년대에 가장 핫한 젊은 작가 중 하나였다.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를 통해 그는 2000년대 소설의 새로움과 젊은 ...
입력:2017-08-16 05:05:0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사랑 없이 사랑하는 법
  붕괴된 삼풍백화점. 한국 역사상 최악의 건축물 붕괴사고로 ‘새의 선물’이 발간된 1995년에 발생했다. 이 사건은 소설 속에서 발생한 유지공장의 화재사건을 연상시킨다. 소설에서 95년에 발생한 사건들은 69년 당시의 사건, 사고와 겹쳐져 제시된다. 작가는 “90년대지만 지금도 세상은 나의 유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필자 제공   마찬가지로 95년 발사된 무궁화 1호 위성은 69년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연상시킨다. 필자 제공   69년 KAL기 납북 사건 당시 북한에 착륙했던 ...
입력:2017-08-09 05:05:04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마침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모시다
렘브란트의 ‘십계명을 깨는 모세’ (1659년 작/캔버스에 유채/ 169×137㎝/독일 베를린 국립회화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세워진 김동인 흉상. 강민석 선임기자   1931년 김동인과 김경애의 결혼식 사진(왼쪽)과 서울 홍익동 옛집. 파지 한 장 없다. 쓸 분량만큼 원고지를 미리 책으로 만들어 쪽수까지 매긴 후에 수정을 하지 않고 단번에 써 내려갔다. 글을 얼마나 빨리 썼는지 신문에 2회분씩 쓰는 것도 30분 이내로 썼다. 글을 쓸 적에 원고지 넘기는 소리가 마치 글을 읽을 때 책장 넘기 듯했다. 그는 천재 작...
입력:2017-08-05 00:05: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이토록 험난한, 싱글 라이프 싱글 레이디
  1997년 여성민우회 창간식. “여성의 힘으로 민주정부 수립을” “전여성의 단결로 여성해방을”이라는 구호가 눈에 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1차 수요집회 현장. 정대협은 1990년 37개의 여성단체가 모여 창립됐다. 정대협 창립 또한 1980년대부터 시작돼 90년대 만개한 여성운동의 연장선상에서 그 의미를 갖는다. 필자 제공   공지영 작가 2015년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한 후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군은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이 시대는 남성이 성차별을 받는 시대다. 나는 ...
입력:2017-08-02 05:05:03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1979년 YH무역 여성 노조원 187명이 신민당사에 진입해서 폐업반대 농성을 벌인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자전적 서사이지만 당대 불붙기 시작한 여성노동자들의 시위를 가공하여 에피소드로 제시하고 있다. 필자 제공   인분을 뒤집어쓴 78년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 회사와 야합한 남성노동자들이 인분을 투척했다. 필자 제공   위쪽 사진은 80년대 가리봉동 벌집촌 여공의 방(서울역사박물관 재현). ‘외딴방’의 ‘나’가 일했던 구로공단은 한때 수출총액의 10%가 넘는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
입력:2017-07-26 05:05:03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그 길에 서니 ‘영성의 시인’이요 순례자 되다
서울 ‘시인의 언덕’   서울 ‘천상병 산길’   경기도 양평 ‘소나기 마을’   광주 호남신대 ‘고난의 길’   전남 해남 ‘송정 소나무숲 길’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하나님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자. 크리스천에게 휴가는 ‘마음의 쉼표’를 찍고 영성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을 취재하며 발견한 ‘쉼과 ...
입력:2017-07-25 00:10:01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교회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나
소설 ‘종각’의 주인공 광주에게 종소리는 용서와 구원을 선포하는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사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종각. 국민일보DB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안산공원에 세워진 소설가 만우 박영준 문학비와 만우정 정자.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 20길 박영준의 고택.   박영준 “날이 밝으려면 아직 한 시간쯤 있어야 하는 새벽 네 시반. 최광주는 높다란 종각 꼭대기에 매달린 아름드리의 쇠종을 한 번 우러러 보고는 전선을 꼬아 만든 밧줄을 잡아당겼다. ‘땡그...
입력:2017-07-22 00:30: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미성년의 인공낙원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미술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인 ‘Oh, Jeff, I Love You, Too... But...’. 소설 속 아담이 만난 여성화가의 그림 속 말풍선을 연상시킨다. 필자 제공   위 사진은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사춘기’. 소녀는 언뜻 자유분방해보이지만 “청순한 세계에 대한 동경과 불안”으로 떠는 소설 속 미성년들의 자화상이다. 아래 사진은 아담의 롤 모델인 지미 헨드릭스. 필자 제공   ‘88 서울올림픽’ 장면. 서울올림픽은 ‘아담이 눈뜰 때’의 시간적 배경이...
입력:2017-07-18 20:45: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문학의 언어로 쓴 전쟁자본론
  월남 파병 환송식. 당시 월남 파병은 공산주의로부터 자유세계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선전됐다. 필자 제공   베트남 민족해방투쟁을 이끈 지도자 호찌민. 그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사망했다. 필자 제공   전 세계 미군 PX가 암시장과 연결돼 있다고 폭로한 66년 1월 15일자 경향신문 기사. '무기의 그늘'은 베트남 전쟁 때 미군 PX에 의해 형성된 다낭의 암시장을 무대로 전개된다. 필자 제공   황석영 1964년 미군의 폭격으로 시작된 베트남전쟁은 냉전기 미국의 제국주의적 세계지배 전략이 역사상 가장 ...
입력:2017-07-12 05:05:04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사랑이란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요 덮어주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끼었을 것 같은 금반지가 영원한 약속을 상징하는 듯하다. 박계주의 소설 '순애보'는 기독교적 사랑과 희생을 주제로 쓰여졌다.   서울 성북구 돈암감리교회 전경.   서울 성북구 미아리고개가 시작되는 지점에 돈암감리교회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박계주와 가족들이 신앙생활을 했던 돈암감리교회가 나온다.   영락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걸어 나오는 젊은 시절의 박계주. 대산문화재단 제공   소설이 연재됐던 매일신보와 '순애보' 표지. "문선 오빠는 오른손에 지팡...
입력:2017-07-08 00:05:01
[김영찬·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죽어도 계속되는 이야기… 박경리의 ‘토지’
  최참판댁이 있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전경. '토지'의 전반부를 이끌었던 무대로 실제 존재했던 곳은 아니다. 하동군이 1990년대에 소설 속 풍경을 재현해 만들었다. 뉴시스   평사리 최참판댁. 필자 제공   2004년 SBS에서 방송된 드라마 '토지'의 한 장면(위). 원주 토지문화관. 박경리 작가가 98년부터 별세할 때까지 거주하던 곳으로 작가들의 집필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돼 있다(아래). 필자 제공   박경리 일찍이 조선의 기생 황진이는 이렇게 노래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春風...
입력:2017-07-05 05:05:03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다시는 그곳에 가지 못하리
  ①6·25전쟁 때 피난민들의 모습. ‘관촌수필’ 속 마을 사람들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고초를 겪는다. ②1977년 무렵의 작가. ③90년대 초반 방영된 SBS 드라마 ‘관촌수필’의 한 장면. 원작자인 이문구가 직접 각색과 극본을 맡았다. ④‘관촌수필’ 3편 ‘행운유수’를 각색한 연극 ‘옹점이를 찾습니다’ 포스터. ①에피파니, ②③④필자 제공   이문구 작가 이문구는 유년시절 한국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다. 남로당 보령군당 총책으로 활동하던 부친은 6·...
입력:2017-06-28 05:10:02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세상 소풍왔다 떠난 자리, 행복을 남기다
천상병 시인 부부가 함께 출석했던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동교회 예배당의 빈자리.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왔다가 하늘로 돌아간 시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안면도 천상병 고택 전경(위), 고택의 열려진 방문 밖으로 송림과 바다가 보인다.   천상병 시인 부부가 함께 다녔던 서울 연동교회와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서 시작되는 천상병 산길, 1985년 문을 연 인사동 귀천 카페(위쪽부터).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입력:2017-06-24 00:05: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아비 없는 세상에서
  1954년 대구 성광교회와 성광유치원 마당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놀고 있다. 매일신문   1954년 대구 피난민촌에서 어린이들이 우유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왼쪽). 매일신문/ 1954년 미국 가수 마릴린 먼로가 대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오른쪽). 필자 제공   1950년 대구 계산성당 일대. ‘마당깊은 집’은 6·25 전쟁 후 대구로 피난 온 이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린다. 필자 제공   김원일 어린 시절 전쟁을 겪은 작가들에게 6·25 전쟁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이자 동기였다. 예컨대 이청준 이문...
입력:2017-06-21 05:05:0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저 별이 내 가슴에
1980년대는 불의 시대였다. 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이후 총칼로 권력을 잡은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이 더욱 격렬하게 타올랐고 정권의 폭압적인 통치도 극으로 치달았다. 그러던 중 83년 하반기에 이르러 끊임없는 저항과 자체의 한계에 부딪힌 강압 통치를 잠시 완화하는 유화 국면이 펼쳐진다. 학원자율화 조치에 잇따른 공안사건 구속자 석방, 제적 학생과 해직 교수의 복교, 학원에 상주하던 사복경찰 철수 등의 조치가 이때 이어진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재야 민주화운동은 이 유화 공간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rsqu...
입력:2017-06-13 20:55:01
[이지현의 기독문학기행] “예수는 늘 밖에서 나를 보고 있다”
경남 통영 서호동 서피랑 마을의 명소 99계단. 이 계단 끝에서 항구 쪽을 바라보면 오밀조밀하게 밀집한 주택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김춘수 유품전시관 2층 내부. 시인이 평소 사용했던 낙관과 도장(사진 왼쪽), 생가 표지석. 서호동 99계단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전망대 서포루. 통영 바다와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시인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꽃’ 중에서) ‘꽃의 시인&...
입력:2017-06-10 00:05:01
[영성의 현장을 찾아서 <제5편>] 한국교회 부흥 뒤엔 성경주석가들의 ‘골방작업’ 희생 있었다
한국교회 3대 주석가들은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박윤선 목사의 '성경주석', 김응조 목사의 '성경대강해', 이상근 목사의 '신약주해' 표지 종교개혁의 격전 속에서도 장 칼뱅은 '기독교강요'를 집필하는 한편 방대한 주석서를 썼다. 종교개혁의 모토가 '오직 성경'이듯이 올바른 교회개혁과 부흥을 위해서는 목회와 성경, 신학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도 교회의 목회자들과 교회를 위한 신학자들 그리고 교회를 위한 성경 주석가들의 삼위일체적 협력 속에서 부흥을 이루었다. 평생 성경에 매달린 한국의 3대 주석가 ...
입력:2017-06-05 00:05: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청년이 호스티스를 만났을 때
별들의 고향을 각색해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포스터 이 시절 정부가 단행한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모습 70년대 초반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70년 7월 열린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모습 여기저기서 탄식과 야유와 실소가 터져 나온다. "뭣이여?" "헐! 말도 안 돼." 수업 시간에 자료로 보여준 한 영화의 장면들에 대한 여대 학생들의 반응이다. 도대체 무슨 영화길래? 이장호 감독의 1974년작 '별들의 고향'이다. 예컨대 이런 장면들. 영화 초반에 여주인공 경아가 첫사랑 영석의 우격다짐으로 여관에서 첫 섹스를 하기 직전 ...
입력:2017-05-10 05:05:0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우익 문학청년의 탄생
그는 최근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를 읽어내고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해왔다. 보수의 죽음으로 그는 상처받았다. 그 이전에 그는 오래 전부터 세상과의 거친 논쟁으로 입은 상처를 토로하고 있었다. 2001년에는 한 보수매체에 실린 칼럼이 문제가 되어 사람들이 그의 책을 한데 모아 불태운, 사상 초유의 분서갱유 사건도 겪었다. 그는 말한다. 그 논쟁과 사건들은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나를 더 과격하고 공격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고백...
입력:2017-06-07 05:05:01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불타는 책
출간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 되는 책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그리하여 세상을 움직이는 그런 책. 읽은 이의 삶을 통째로 뒤바꾸고 그렇게 한 시대의 뜨거운 상징으로 살아남는 그런 책. 1983년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전태일 평전’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시대의 한가운데서 불타오른 하나의 사건이다. 소설이 아직 숨 가쁜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을 때 수기와 르포르타주 같은 증언문학은 기층민중과 노동자의 현실을 증언하고 고발하는 중요한 미디어로 기능했다. 80년대 초 이 책은...
입력:2017-05-31 05:05:04
[김영찬 심진경의 명작은 시대다] 여자는 어떻게 성장(못)하는가
“초조였다.” 오정희(70)의 단편 ‘중국인 거리’의 마지막 문장이다. ‘초조(初潮)’란 초경(初經)의 다른 표현이다. 여자아이가 자기의 첫 월경을 자각하는 이 문장은 오래도록 화제가 되었다. 그것은 한국문학에서 새로운 여성소설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중국인 거리’와 함께 ‘유년의 뜰’ ‘저녁의 게임’ ‘별사’ ‘어둠의 집’ 등의 단편을 수록한 오정희의 소설집 ‘유년의 뜰’(1981)은 해방 후 한국 여성소설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1990년대 여성...
입력:2017-05-24 0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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