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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우리가 얼굴 흰 자를 용서하게 하소서”
한 인디언이 대평원의 작은 연못에서 말의 목을 축이고 있다. 만물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여기는 인디언은 채집이나 사냥을 할 때 그 생명에게 양해를 구한 뒤 취했다. ⓒEdward Curtis·더숲 제공 ‘사슴이 땅을 파는 달’ ‘도토리묵 해 먹는 달’ ‘소 먹일 풀 베는 달’….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이 9월에 붙인 별명이다. 다가오는 10월은 ‘큰 밤 따는 달’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 ‘산이 불타는 달’ 등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이 땅 반대편에 사는 이들이 ...
입력:2017-09-28 18:55:01
[책속의 컷] 발광 벌레 가득한 동굴… 전 세계 700여곳 놀라운 광경
난파된 해적선의 보물이라도 발견한 걸까. 한 잠수부가 바다 속에서 병 그릇 상자 등 갖가지 물건이 잔뜩 쌓인 곳에 불빛을 비추고 있다. 그가 있는 곳은 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있는 트루크 석호다. 이곳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물에 잠긴 배 47척과 비행기 270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944년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 대응 조치로 트루크 석호 인근에 있던 일본군 군사 기지를 공격했다. 일명 ‘우박 작전’. 마셜 제도에 있던 비행기 500대가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었다. 철수하지 못한 일본 군함, 비행기, 군인들은 이 석호에 그대로 가라앉았다. 석호는 전함들...
입력:2017-09-28 18:55:01
[책과 길] “처음 생각한 책 제목은 ‘사회적 피임’이었죠”
송가연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사회적 여건 때문에 지금은 비출산을 다짐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한국 고령사회 진입’ ‘합계출산율 전 세계 최하위’ ‘초고령 사회 눈앞’…. 이런 소식 속에 출산율을 걱정하는 이들이 당황할 만한 책이 나왔다. 청년의 사회적 고민을 담은 ‘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의 저자 송가연(34)씨가 쓴 ‘오늘도 비출산을 다짐합니다’(갈라파고스·표지)다. 결혼 출산 육아를 하기 어려운 ...
입력:2017-09-28 21:20:01
[책과 길] 쉬운 말을 쓰면 삶이 행복해지나니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한글날을 앞두고 펴낸 ‘언어는 인권이다’는 우리말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만드는 신간이다. 그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언급하면서 “세종의 민본정신을 요즘 말로 풀어보라면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인권 의식’이라고 답하고 싶다. 한글은 인권이다”고 적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픽사베이 제공 5년 전 여름이었다. 남자는 한 복지단체 운영위원 자격으로 한국의사협회 건물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포괄수가제 도입을 촉구하는 행사였다. 그런데 당시 남...
입력:2017-09-28 21:20:01
[책과 길] 독립서점이 고용창출 기폭제
스코틀랜드 해안 인구 1000명 안팎의 작은 도시 위그타운. 1970년대에 이곳에서 보석상을 하던 존 카터는 도난사고로 보석이 모두 털리자 아예 업종을 전환했다. 책을 팔기로 한 것이다. 30년 동안 서점의 규모는 점점 커졌다. 고무된 주민들은 도시 전체를 스코틀랜드 공식 책의 도시로 만드는 일에 도전했다. 서점이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실제로 각지에서 서점들이 옮겨 왔고, 창고나 가정집에도 서점이 문을 열었다. 출판업이 사양길인데 서점이 의미가 있을까. 영국 런던의 고서점에서 일하며 저술활동을 하는 저자가 전 세계 6대륙에 ...
입력:2017-09-28 18:55:01
[지구촌 베스트셀러] 샤라포바 자서전 ‘멈출수 없는’
17살 나이에 윔블던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러시아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30). 실력 못지않게 빼어난 미모로 오랫동안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자서전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신데렐라로만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진짜 내 얘길 하고 싶어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에서 불과 30㎞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샤라포바는 7살 때 가족과 함께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가족의 수중에는 현금 700달러가 전부였다. 그...
입력:2017-09-28 18:55:01
[200자 읽기]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천문학 교양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천문학 교양서. 계절별 대표 별자리를 찾는 법을 3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밤하늘을 처음 관측하는 독자들도 쉽게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손가락을 사용해 하늘의 각도를 측정하는 법 등 재미나게 하늘 보는 법을 소개한다. 초등과학교사 연구모임인 ‘별빛유랑단’이 관측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나수은 그림, 184쪽, 1만2000원.  
입력:2017-09-28 18:25:01
[200자 읽기] 삶의 절박함과 슬픔을 응시하는 시어들
생의 절박함과 슬픔을 응시하는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그는 “감정은 한 방향으로 돌고 도는 것으로 스스로의 힘”을 모아 “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고 한다. “낙담의 자리에서 지탱하려고 힘을 모으는,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의 시들이다. 144쪽, 8000원.  
입력:2017-09-28 18:25:01
[200자 읽기] ‘악마의 맷돌’ 주장했던 칼 폴라니의 유작
저서 ‘거대한 전환’에서 시장경제를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분쇄하는 ‘악마의 맷돌’에 비유했던 저자의 유작. 그는 인간을 사익을 추구하는 고립된 경제인으로 규정하는 관점에 반대하고, 다면적인 욕구를 가지고 자유 연대 정의를 추구하는 존재로 본다. 고대사회의 경제 형태를 살피면서 ‘살림살이’ 경제를 주장한다. 이병천·나익주 옮김, 640쪽. 3만원.  
입력:2017-09-28 18:25:01
[200자 읽기] 조선시대 매화의 문인화가 조희룡 조명
조희룡(1789∼1866)은 매화의 화가다. 흐드러진 모습의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지조의 상징으로만 그려졌던 문인화의 세계를 일대 혁신했다. 조희룡은 추사 김정희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복심으로 여겨져 유배를 다녀오기도 했다. 매화 연구가인 저자가 신분의 그늘, 일제강점기라는 문화 단절 탓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조희룡을 오롯이 살려낸 책이다. 392쪽, 3만원.  
입력:2017-09-28 18:25:01
[200자 읽기]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고력 강의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인공지능의 원리와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인공지능이 개발된 역사와 프로그램화를 설명하는 과학적 접근과 인간의 생각 지능 마음을 추적하는 철학적 접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철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사고력 강의다. 서울대 인기 교양과목 ‘컴퓨터와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372쪽, 2만원.  
입력:2017-09-28 18:25:01
[책과 길] 단 하루도 지나칠 수 없는 소비, 그 유혹
원조 화장품 방문판매 회사인 미국 ‘에이본’사의 화장품 판매원 ‘에이본 레이디’의 모습. 우아한 레드컬러 정장에 모자를 쓴 에이본 레이디는 주부들에게 화장품뿐만 아니라 ‘멋진 친구의 방문’이라는 즐거움도 선사했다. 휴머니스트 제공 아무것도 사지 않고 하루를 지낼 수 있을까.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소비하는 인간)’라고 불리는 현대인이 하루라도 소비하지 않긴 쉽지 않을 것이다. 서양사학자인 저자 설혜심은 실생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학술적 관심은 별로 받지 못했...
입력:2017-09-01 05:05:04
[한권의 책] 대화·포용없는 정치무대에 던지는 준엄한 훈계
  저자는 우리 정치 무대를 바라보며 “시민교육의 수준은 정치의 수준을 결정하고, 정치의 수준은 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설파한다. 타자를 부정만 하는 편협된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툭 하면 퇴장이 반복되는 국회 본회장 모습.국민일보DB 언젠가부터 ‘개념 있는 사람’이 그리웠다. 상식, 상황, 역할에 맞게 행동하며 신뢰감을 주는 사람, 타자 안으로 들어가서 공감하고 배려하기에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주변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며 포용하는 사람, 이러한 개념 있는 사람이 ...
입력:2017-09-24 20:05:01
[책과 길] 빅데이터 , 불평등 키우는 ‘보이지 않는 손’
지난 5월 국내에 출간된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41)의 ‘호모 데우스’ 말미에는 빅데이터가 쥐락펴락하는 암울한 미래상에 대한 이야기가 기다랗게 이어진다. 해당 챕터의 제목은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여기에 등장하는 내용을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미래에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수많은 알고리즘이 세상의 조종간을 잡는다. 알고리즘이 내놓는 결과가 지고의 가치가 되고, 인간 중심의 세계관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인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할 것...
입력:2017-09-22 05:05:02
[200자 읽기] 피카소의 명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파블로 피카소의 명작 ‘게르니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미국 뉴욕 유엔 본부 로비에 걸려있던 ‘게르니카’ 태피스트리(Tapestry·직물로 짠 그림)가 사라진다. 이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용인한 날이었다. 큐레이터 출신 작가가 써내려간 ‘아트 서스펜스’다. 일본 서점대상 후보작. 김완 옮김, 444쪽, 1만5000원.  
입력:2017-09-22 05:05:03
[책과 길] 통일인가 평화공존인가
국내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학자 중 한 명인 최장집(74) 고려대 명예교수의 신간이다. 한반도 정세를 면밀히 살피면서 남북문제의 해법을 전한 내용이 담겨 있다. 보수 정당을 향한 충고나 새로운 시각으로 노동문제를 바라볼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다채로운 내용이 실렸지만, 독자의 관심은 책의 전반부를 장식하는 ‘통일인가 평화공존인가’에 쏠릴 듯하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교수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평화 공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 ...
입력:2017-09-22 05:05:03
[책속의 컷] 지구에 남은 1000마리… 너를 만나는 호사
천연기념물 제448호로 지정된 ‘호사비오리’를 아시는지. 오릿과의 물새 ‘비오리’에 ‘호사(豪奢)’라는 단어가 붙은 이 새는 이름에서 가늠할 수 있듯 생김새부터 화려하다. 부리는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옆구리에는 용을 닮은 비늘무늬가 새겨져 있다. 지구상에 1000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새는 한반도 이곳저곳에서 겨울을 난 뒤 봄이 되면 알을 낳으려고 백두산으로 날아간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박웅(67)은 분단된 한반도를 자유롭게 오가는 호사비오리가 부러웠다. 그는 이 새에 반해 6년 동안 백두산에 올...
입력:2017-09-22 05:05:03
[200자 읽기] 농업 분야서 이뤄지는 불공정 거래 관행 고발
‘음식인문학’을 주로 다루는 출판사 따비가 내놓은 ‘따비 스터디’ 시리즈의 첫 책이다. 농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세계적인 불공정 거래 관행을 고발한다. 이런 관행은 농민들의 생계를 뒤흔들면서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책은 불공정 거래 관행을 타파할 해법으로 공정무역운동을 제시한다. 김진환·한수정 옮김, 192쪽, 1만1000원.  
입력:2017-09-22 05:05:03
[200자 읽기] 서양 공공기념물에 대한 다양한 글 담겨
서양의 도시 역사를 연구하는 국내 학자들의 모임 ‘도시사학회’ 회원들이 함께 만든 책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의 유명 도시에 들어선 공공기념물에 대한 다양한 글이 담겨 있다. 민유기 경희대 교수는 서문에 “공공기념물은 도시가 기억하는, 기억하고 싶어 하는, 기억해야 하는 과거를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적었다. 544쪽. 2만3000원.  
입력:2017-09-22 05:05:03
[지구촌 베스트셀러] 토어스텐 슐테의 ‘통제 상실’
지난 7월 발간된 이 책에서 저자 토어스텐 슐테는 광범위한 수치, 데이터, 팩트를 제시하며 독일 국민들이 자신도 모르게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독일 유권자들의 주의를 촉구하며 기성 정치권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작위적으로 어떻게 법을 위반하고 협정을 파기하는지, 또 브뤼셀(유럽연합 수도)의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제)가 어떻게 차츰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해가면서 독일 시민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지 역설한다. 출간 몇 주 만에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영국을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로 이끈 다양...
입력:2017-09-22 05:05:03
[책과 길] 커피는 혁명을 일으킨 사회적 토양이 됐다
테이블 위에 커피와 케이크가 놓여 있다. 근대 유럽에서 커피하우스는 토론과 투표의 장(場)이 됐고 비스킷은 대항해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다.픽사베이 제공 뭐든 듣고 보면 더 재미있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 않던가. 역사학자가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음식 7가지에 얽힌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썼다. 고기 빵 포도주 치즈 홍차 커피 초콜릿의 유래에서 시작해 이 음식이 인류의 삶에 일으킨 변화와 야기한 다툼을 상세히 다룬다. 음식의 연대기를 넘어서는 재미가 알알이 박혀 있다. 근대 초 유럽 선원들은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향해 몇 달씩 항해를 했다. 빵...
입력:2017-09-22 05:05:03
[200자 읽기] 북한에 깊숙이 침투한 자본주의 실체 확인
각국 정보기관에서 내놓은 추측성 데이터는 최대한 배제했다. 북한에서 실제로 활동한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여기엔 영국인 저자가 국제기구 일원으로 1998∼2001년 북한에 체류하며 얻은 자료도 포함됐다. 북한 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자본주의 메커니즘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역작이다. 김재오 옮김, 528쪽, 2만5000원.  
입력:2017-09-22 00:05:01
[200자 읽기] 9000만부 판매된 ‘밀레니엄 시리즈’ 신작
천재적인 기억력과 해킹 실력을 가진 주인공 라스베트 살란데르는 여성혐오의 피해자. 그녀는 남성의 폭력에 굴하지 않고 직장에서 자신을 괴롭힌 남자들에게 잔혹한 복수를 한다. 여성들이 온갖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 신물 난 독자들이 열광할 ‘밀레니엄 시리즈’의 신작이다. 전세계에서 9000만부가 판매됐다. 임호경 옮김, 576쪽, 1만6500원.  
입력:2017-09-22 00:05:01
“책도 읽고 뭐든 만들며 과학하는 어른이 돼 보세요”
동아시아는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책을 꾸준히 펴내며 출판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출판사다. 이 회사가 출간한 책들은 내용은 물론이고 기획이나 편집이 두루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1∼2년만 하더라도 동아시아는 ‘중력파’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인포메이션’ 등 과학교양서 분야의 화제작을 꾸준히 내놓으며 호평을 받았다. ‘메이커스: 어른의 과학’(이하 메이커스)은 동아시아가 창간한 과학 무크지이자 일본에서 인기리에 출간되고 있는 ‘어른의 과학(大人の科學)’ 한국어판이다. &lsq...
입력:2017-09-18 21:50:01
다산을 생각한다… 정약용 다룬 서적 ‘봇물’
조선시대 후기의 학계 ‘대표 선수’를 꼽으라면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다산은 1801년 11월 전남 강진으로 귀양을 떠났는데, 그는 이곳에서도 뒷방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서당을 열고 제자를 받았다고 한다. 황상(1788∼1870)은 당시 다산이 가르친 제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공부에 자신이 없었다. “선생님, 저처럼 아둔하고 꽉 막히고 융통성 없는 사람도 정말 공부할 수 있을까요?” 다산은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단다”라면서 이렇게 격려했다. “너 같은 ...
입력:2017-09-18 0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