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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70년 前 한강과 서울 사람들
거의 70년 전 사진이다. 꽁꽁 언 강물 위로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다. 아마 독자 상당수는 저 사진이 강원도 어디쯤을 촬영한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저곳은 지금은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1948년의 서울 마포 나루터를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미군정 3년사’에는 한국이 미국의 군정(軍政) 하에 있었던 1945년 8월 15일부터 3년간의 기록이 담겨 있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저 시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인터넷만 찾아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건 미군정시대 한국인의 삶이 담긴 사진들이다. 책에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
입력:2017-12-15 05:10:01
[책과 길]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를 바꾼다는 미신
소풍을 나온 아이들이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잔디밭에서 풍선을 들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저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녀를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미국의 심리학자인 주디스 리치 해리스는 부모가 아이의 성격 형성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한다. 국민일보DB 대단한 책이다. 아이는 부모하기 나름이라는 통념을 결딴내버린다. 첫머리에 실린 건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글. 세상에는 그의 추천사를 앞세운 책이 많으니 심드렁하게 여길 수 있겠지만 내용을 보면 상투적인 찬사가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독자들은 실세계에...
입력:2017-12-15 05:10:01
[책과 길] 소리·공간·시간에서 찾는 작은 기쁨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언덕에 서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들. ‘소소한 즐거움’ 저자는 번잡한 공간 한 벽에 사이프러스 사진을 붙여 두라고 한다.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서 있는 이 나무의 자태가 고요한 즐거움과 인내심을 주기 때문이다. 와이즈베리 제공 “행복해지려면 작은 즐거움을 누려야 해요.” “평온해지려면 이렇게 해 보세요.” 이런 단순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면 서점에 이미 수두룩하다. 이 책들도 제목만 보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저자를 보면 펼쳐보고 싶은 맘이 든다. 저자는 스위스 출신의 ...
입력:2017-12-15 05:05:01
[책과 길] 식물인간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 그려
한 번도 주인공을 맡은 적 없는 무명의 여배우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15년째 연극 무대에 서는 베테랑 연기자인데도 그의 수입은 변변찮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새로운 일거리가 생긴다.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생면부지의 여성을 간병하는 일이다. 주인공은 이 여성이 있는 경북 경주로 향한다. ‘너는 너로 살고 있니’는 주인공이 이 여성에게 띄운 편지를 그대로 옮긴 서간체 소설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대만에 살고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친구는 묻는다. “너는 너...
입력:2017-12-15 05:05:01
[200자 읽기] 창녕 만석꾼 집안의 가족사
경남 창녕이 고향인 작가가 만석꾼이었던 ‘창녕 성 부잣집’ 가족사를 소설로 썼다. 김정일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아내였던 성혜림(1937∼2002)이 이 집안 출신이다. 일제강점기에서 남북분단에 이르는 민족사를 한 집안의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갈등 안에 녹였다. 부잣집 막내아들과 행랑채 머슴이 회고하는 형식을 빌려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320쪽, 1만3000원.  
입력:2017-12-14 17:55:01
[200자 읽기]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 하는가
페미니즘의 역사를 살필 때 반드시 언급되는 작품이다. 미국에서는 1991년 나왔는데 국내엔 이제야 번역·출간됐다. 제목 ‘백래시(backlash)’는 반격을 뜻하는 단어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저지하려는 반동의 움직임을 가리킨다. 저자는 페미니즘을 향한 공격은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공격”이라고 썼다. 황성원 옮김, 804쪽, 3만8000원.  
입력:2017-12-14 17:50:01
[200자 읽기] 중세 전쟁사, 흥미진진하게 풀어내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가 자신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중세 전쟁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책의 뼈대를 이루는 건 요인 구출과 시설 장악 등을 목표로 하는 ‘특수 작전’. 가장 ‘비용 효율적인’ 특수작전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저자의 전작들을 한 권이라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이 얼마나 재밌을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김승욱 옮김, 440쪽, 1만8000원.  
입력:2017-12-14 17:50:01
[200자 읽기] 컨설팅하면서 체득한 성공 비법 담아
저자는 조립공에서 경영컨설턴트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금까지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만난 사람만 15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책에는 그가 체득한 성공의 비법이 담겨 있다.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일은 무엇이고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서 실현 가능한 비전을 세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00쪽, 1만5000원.  
입력:2017-12-14 17:50:01
[200자 읽기]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첫 책
미국의 정치와 문화를 알기 쉽게 풀어쓴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첫 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기획한 콘텐츠다. 미국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에서는 9권까지 나왔는데, 3권이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한다. ‘위대한 대의’는 1982년 출간된 작품으로 미국의 독립혁명 과정이 비중 있게 실려 있다. 이종인 옮김, 927쪽, 5만5000원.  
입력:2017-12-14 17:50:01
[책과 길] 인공지능의 미래,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
지난 6월 9일 방송된 tvN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는 인류와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카이스트 교수인 물리학자 정재승은 AI가 인간을 지배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AI에 인간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넣어주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AI가 ‘지배 욕망’이라는 고등한 지능을 얻을 확률은 원숭이가 타자기를 마구 쳐서 ‘햄릿’이 나올 확률과 비슷해요.” 출연진은 정재승의 설명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AI가 인류의 존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
입력:2017-12-08 05:05:05
[책과 길] 당신의 아파트엔 어떤 가치가 있나요?
서울의 한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단지의 스카이라인이 한강에 그대로 비치고 있다. 인류학자 정헌목은 저서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에서 현장연구를 통해 아파트 입주민의 삶과 가치를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한다. 픽사베이 한국 전체 가구의 절반, 도시 가정 70%가 거주하는 아파트. 아파트를 선택하고 아파트에 사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탐색한 보고서다. 그동안 아파트를 둘러싼 계급과 욕망을 분석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문화인류학적 시각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생활양식을 면밀하게 살펴본 경우는 드물었다. ...
입력:2017-12-08 05:05:05
[지구촌 베스트셀러] 탄중의 ‘중국:5000년 오디세이’
중국인들은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중화사상(Sinocentrism)이 뿌리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은 오만하고 위협적이라는 서구의 인식에는 중화사상이란 용어도 작용했다. 84세의 역사학자 탄중은 중화사상이 갖는 오해를 바로잡겠다며 수년간 작업 끝에 ‘중국: 5000년 오디세이’를 펴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탄중은 중국 역사와 중국·인도 관계 권위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이주했다가 인도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가르치며 40년 이상 지냈다. 작가는 중국이 오만하다는 이미지는 중국 문명과 문화를 잘못 ...
입력:2017-12-08 05:05:04
[책속의 컷] 이한열, 그의 시계는 어디에…
화질이 흐릿하지만 눈썰미 좋은 독자라면 저 사진의 정체를 짐작할 것이다. 1987년 6월 항쟁의 신호탄이 된 사진이니까. 그해 6월 9일,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이던 이한열은 최루탄에 맞아 약 한 달 뒤인 7월 5일 세상을 떠났다. 원래 사진에는 이한열이 최루탄에 피격 당한 장면이 담겨 있는데, 여기선 고인의 몸통만 클로즈업했다. 전자시계가 채워진 손목이 이한열의 손목이다. 최루탄에 맞았을 때 그가 착용한 옷 신발 안경은 현재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하지만 저 시계의 행방은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시계는 이한열이 병원 응급...
입력:2017-12-08 05:05:04
[책과 길] 장마당서 싹튼 法, 核보다 강하다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촬영한 개성공단이다. '햇볕 장마당 법치'에는 개성공단이 바꿔놓은 북한의 모습이 비중 있게 담겨 있다. 저자는 "개성공단은 북한이 공유재산인 토지를 개인에게 사적 수익 추구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최초 사례"라고 적었다. 뉴시스 출판사가 내놓은 보도자료 첫머리엔 이렇게 적혀 있다. “햇볕도 못 벗긴 외투, 장마당이 벗기고 있다.” 저런 문구를 마주한 사람들은 십중팔구 예단할 것이다. ‘북한 사회에 스민 자본주의의 풍경을 그러모은 책이겠구나.’ 하지만 이 책은 여기서 한 발짝 ...
입력:2017-12-08 05:05:05
[200자 읽기] 현대 영미문학 대표작가 작품 세계 정리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현대 영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40명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문학의 명장면’ 40개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미국 비트세대의 등장, 너세니얼 호손의 ‘주홍글씨’는 청교도주의 비판,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는 강렬한 사회의식 표출로 각각 조명된다. 416쪽, 2만4500원.  
입력:2017-12-07 19:40:01
[200자 읽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유로존 위기 진단
유로존 국가들이 경기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경제학적 논리보다는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은 유로의 탄생 과정을 되짚는다. 유로는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통화였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유로화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해법도 담겨 있다. 박형준 옮김, 552쪽, 2만5000원.  
입력:2017-12-07 19:40:01
[200자 읽기] 신경과학자가 풀어낸 청각에 대한 이야기
청각은 동물의 가장 보편적인 감각이다. 시각이나 후각을 갖추지 못한 동물은 많지만 청각이 없는 동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신경과학자이자 음악가인 저자는 “청각은 가장 보편적인 감각”이라면서 청각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청각은 어떻게 마음을 만드는가’라는 부제가 붙었다. 노태복 옮김, 400쪽, 2만2000원.  
입력:2017-12-07 19:40:01
[200자 읽기] 고대 그리스서 현대까지 정치학史 집대성
기획에서 출판까지 30년 넘게 걸린 역작이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고대 그리스를 시작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학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상가들의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겼다. ‘인간은 어떻게 해야 인간을 잘 지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경태·이광일 옮김, 1400쪽, 5만5000원.  
입력:2017-12-07 19:40:01
[200자 읽기] 동남아까지 아우른 동아시아 역사서
‘동아시아 역사서’를 표방한 책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만 다룬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근현대사를 포괄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동아시아 역사서인 셈이다. 일본의 진보 성향 역사학자 7명이 함께 썼다. 한철호·이규태·심재욱 옮김, 576쪽, 2만8000원.  
입력:2017-12-07 19:40:01
[200자 읽기] 피케티 ‘21세기 자본’ 검증·평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2014년 출간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애프터 피케티’는 피케티가 당시 제기한 문제들을 각계 전문가들이 검증하고 평가한 책이다. ‘21세기 자본’에 대해 저자인 피케티가 직접 나서서 부연한 내용도 비중 있게 실려 있다. 유엔제이 옮김, 780쪽, 3만8000원.  
입력:2017-11-30 22:05:01
[200자 읽기] 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은 어느 정도인가
스웨덴에서 각각 과학자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두 저자가 지구의 환경 문제를 논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지구 한계’라는 개념. 여기엔 인류의 발전이 지속가능하려면 지구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호소가 녹아 있다. 지구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는 사진 수십 장도 만날 수 있다. 인간이 지구에 끼치는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홍옥 옮김, 464쪽, 1만8000원.  
입력:2017-11-30 22:05:01
[200자 읽기] 영국의 곤충학자, 40년간 똥의 생태계 연구
‘모두가 쉬쉬하던 똥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친숙하지만 더러운 존재, 바로 똥의 생태계를 다룬다. 똥이란 무엇이며 어떤 생태학적 의미를 띠는지, 똥을 둘러싼 인류사의 사건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영국의 곤충학자로 40년간 똥의 생태계를 연구한 이 분야 권위자라고 한다. 소슬기 옮김, 464쪽, 1만8000원.  
입력:2017-11-30 22:05:01
[200자 읽기] 생체실험 등에 동원되는 동물들의 고통
전쟁은 사람만 죽이는 게 아니다. 동물도 고통을 받는다. 동물은 온갖 생체실험에 동원된다. 적군의 탱크를 폭파시키는 데 폭발물을 매단 개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인간이 저지른 전쟁 탓에 엄청난 고통을 받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동물 복지에 힘쓰는 운동가나 수의학 박사들이 함께 쓴 책이다. 곽성혜 옮김, 324쪽, 1만4000원.  
입력:2017-11-30 22:05:01
[200자 읽기] 민주화와 환란 겪은 세대의 에세이
1955년생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일원이었던 저자가 동시대를 살아온 ‘동지’들에게 전하는 에세이다. 60∼70년대 산업화를 거쳐 민주화와 외환위기를 차례로 겪으며 느낀 한국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살아남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살아남음으로 이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 하는 일”이라고 적었다. 220쪽, 1만4000원.  
입력:2017-11-30 22:05:01
[책과 길] 쇠락의 길을 걷던 골목, 어떻게 부활했을까?
‘뜨는 동네’에는 골목이 있다. 이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 말을 듣고 어사무사한 기분이 든다면 당장 스마트폰을 들고 친구들이 SNS를 통해 주고받는 ‘맛집’ 정보를 훑어보시길. 혹은 요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를 생각해보시길. 머릿속에는 삼청동 이태원 가로수길 등 서울의 명소로 거듭난 근사한 골목 상권들이 떠오를 테니까. ‘골목길 자본론’을 쓴 모종린(56) 연세대 교수는 ‘골목길 경제학자’로 통한다. 골목이 지닌 경제학적 잠재력에, 골목의 사회자본적 가치에 주목하는 학자다. 그는 산업화 과정에서 쇠락의 길을...
입력:2017-11-24 05:10:02